▣ 작품의 내용
■ 첫 이사 이야기
동네에서 지은 지 최고로 오래 된 한진주택에 사는 주완이네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학교 앞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합니다. 한 번도 이사를 해 본 적 없이 주완이는 이사가 뭔지 궁금합니다. 옮길 집을 찾고, 이사 날짜를 정하고, 짐을 정리하고, 2424 트럭이 짐을 옮겨 주고, 새 집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첫 이사를 경험하는 주완이의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주완이의 첫 이사는 아무 일 없이 끝났을까요?
▣ 기획 의도
■ 아이 시각으로 담아낸 첫 이사 이야기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이사를 간다면 마냥 설레고 기쁠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태어나서 한 번도 이사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는 어떨까요? 이사는 사는 집이 바뀌는, 큰 환경 변화입니다. 여태껏 살아온 익숙한 곳에서 떠나 과연 잘 지낼 수 있을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렵고 떨리는 마음도 들 것입니다.
진수경 작가님은 작년 여름 아들 주완이와 처음으로 이사를 하면서 나고 자란 정든 곳을 떠나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엿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애 첫 이사를 앞둔 일곱 살 아이, 주완이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은 이번 그림책을 쓰고 그리게 되었지요. 그 마음은 이사 전날, 밤이 깊었는데도 쉽게 잠 들지 못한 채 눈을 말똥거리는 장면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가방에 있는 인형마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긴장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집을 떠나 새 집에서 펼쳐질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스러웠기 때문에 늦은 밤까지 잠들 수 없었죠.
드디어 이삿날이 밝고, 식구들의 기대와 달리 비바람이 몰아치며 날씨마저 궂어서 왠지 순탄치 않습니다. 빗속에 어렵게 이삿짐을 나르고 살던 집을 떠나려는 순간, 주완이는 자신의 추억이 담긴 집에 분신 같은 인형 하나를 남깁니다. 나 대신 이 집을 잘 지켜 달라고 인형한테 당부하면서 말이죠. 비록 자신은 이 집을 떠나지만, 자기를 대신해서 인형이 이 집에 머물며 추억을 계속 쌓아 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렇게 7년 간 살았던 정겨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