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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동물 너머 : 얽힘 · 고통 · 타자에 대한 열 가지 물음
저자 전의령
출판사 (주돌베개
출판일 2022-03-04
정가 13,000원
ISBN 9791191438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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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물 너머’인가?

Ⅰ. 얽힘
1. 반려동물과 아이
2. 자본, 미디어 그리고 반려인의 마음
3. 인간과 동물이라는 이분법
4. 재건축 현장의 길고양이들
5. 고통은 전염된다

Ⅱ. 고통과 타자
6. 아시아에서 구조된 개들
7. 동물싸움의 현재적 불만
8. 개고기 문화를 존중한다는 말
9. 퓨마의 죽음에 쏟아진 애도
10. 고통의 이미지 속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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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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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 그리고 얽힘의 양상들
최근 인문사회학 분야의 ‘동물 논의’는 두 가지 흐름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쉽게 버려지고 죽임당하거나 열악한 환경 속에 노출된 동물들의 삶을 드러내면서 ‘동물권’으로 이어지는 논의가 한쪽에 있다면, 피터 싱어로 대표되는 철학자들의 동물 윤리론이 또 한쪽에 있다. 거칠게 말해 전자가 감정을 자극하고 개개인의 도덕심을 고양시켜 죄책감이나 부채감을 상기시킨다면, 후자는 상황을 탄탄하게 이해하는 이론 틀을 제공하지만 탁상공론이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그렇다면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혹시 동물권과 동물복지 담론이 놓치고 있는 장면들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동물 너머』는 이 질문들을 품고 시작하는 책이다.
책에도 소개된 ‘영리한 한스’ 이야기를 해보자. 20세기 초 베를린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영리한 한스’라는 말이 있다. 네 살이었던 한스는 간단한 수학 문제도 풀고 달력도 읽었을 뿐 아니라 음악 선율도 구분할 줄 알았다고 한다. 1904년 9월 한스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심리학자 칼 스툼프가 이끄는 조사단이 연구를 시작했고, 스툼프의 제자가 이를 이어받아 한스가 사람과 동일한 방식으로 문제를 푼 것이 아니라 ‘사람’ 질문자들의 시그널을 감지하는 능력이 탁월했음을 밝혀낸다. 『동물 너머』에서 이 사례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한다는 것이 곧 서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임을 인지해보자는 제안으로 제시된다.
특히 ‘1. 얽힘’에 실린 다섯 편의 이야기는 특히 비선형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다종다양하게 얽혀 있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반려문화가 아이를 대체하고 있다는 통계는 현실을 절반만 재현한다. 실제로 반려인과 반려동물은 함께하면서 한쪽에만 종속되지 않는 쌍방관계를 형성하며 서로를 새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자본과 미디어가 끊임없이 개입한다. 수많은 정보에 언제든 노출되어 있는 반려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