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더라도 진실의 편에 서고 싶어, 소중한 것은 지켜내야 하니까”
공감과 이해는 좋은 질문의 동력이 된다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음으로써 혐오를 지워가는 힘 있는 이야기
누군가를 알지 못할 때, 사건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때 비난과 혐오는 훨씬 수월하고 아무 가책 없이 진행된다. 이 혐오를 멈출 수 있는 건 대체 무얼까. 어쩌면 ‘질문’이 그 답이 될지 모른다. 공감과 이해는 좋은 질문의 동력이 되고,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을 때 우리는 혐오의 브레이크를 잡을 수 있다. 불법 동영상 촬영물이 학교에 퍼지면서 사람들의 비난과 질시에 휩싸여 학교에서 자취를 감춘 쥐스틴을 다시 학교로, 마땅히 쥐스틴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놓은 것 역시 다름 아닌 공감 그리고 이해의 목소리였다. 로미오는 기꺼이 쥐스틴의 곁에 서서, 쥐스틴과 함께 작은 공을 쏘아 올린다. “더 이상 숨는 것은 끝.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끝. 침묵을 지키는 것도 끝.”(223쪽
그런데 두 사람이 확신 없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불러온 변화는 예상 밖으로 컸다. 또래 친구들이 처음으로 질문을 발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군가를 비난하는 게 왜 그리 쉬운지, 폭력과 혐오를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서로가 서로를 대등하게 똑같은 존재로 바라볼 수는 없는지, 타인에 대해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로미오는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에 마침내 자신만의 답을 구한다.
우리는 서로의 말만 따르도록 만들어졌을까, 우리가 무리에서 벗어나 한 발짝 내디뎌 방향을 바꾸는 일은 가능할까, 어느 누구와도 닮지 않고 엮이지 않으며, 유일한 모델,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으면서 획일화되지 않을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
학교라는 사회에서는 독립적이고 섬세한 로미오의 영혼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무리에 끼지 못하면 괴롭힘의 타깃이 되기 쉽다. 이 소설은 지금 여기, 십 대 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을 끝까지 마주하면서도, 그 안에서 서로를 일으키고 희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