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과로와 죽음의 거리
오늘도 버텨야 하는 삶 | 언어 없는 사건, 개념 없는 현상 | 견고한 과로+ 성과체제
1장. 살아가는 혹은 죽어가는 삶
1. 존버씨의 죽음
왜 존버씨의 죽음을 봐야 하는가? | 과로죽음의 반복, 켜켜이 쌓인 폭력의 증거 | 신자유주의 시대의 과로죽음 | 더는 이렇게 취급당하지 않겠다
2. 번아웃과 일터 은어
번아웃증후군,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 | 고통이 각인된 일터 은어들 | 핏빛 자본주의 세상
3. 괴롭힘은 갈수록 심해진다
~하라, ~하라, 더 ~하라 | ‘효율’이라는 이름, 위험의 외주화
2장. 특별한 또는 특별하지 않은 죽음
1. 업무상 정신질환을 어떻게 볼 것인가?
새로운 착취 양상 | 정신질환 유발하는 실적 쥐어짜기 시스템
2. 성과 장치는 죽음조차 개별화한다
투견장에서 미소 짓는 건 투견주일 뿐 | 또 다른 투견장, 실적이 곧 인격인 세계 | 성과주의 담론이 유도하는 것
3. 성과주의와 금융 노동자의 자살 사건
밥값 스트레스 | “미치도록 단 커피 주세요” | 우울증 블랙홀 | 실적-위법-자살의 연관고리 | 욕값도 월급에 포함
4. 한 경마장에서 일어난 죽음의 행렬
누구도 살아남기 힘들다 | 죽음이 말하는 것 | ‘선진경마’라 이름 붙은 실험의 도구 | 이런 일은 또 반복될지 모른다
5. 부품으로 전락한 개발자들
연이은 사망 사고 | ‘언제나’ 크런치 모드 | 혁신적인 프로세스, 낡은 조직문화 | 착취하기 좋은 구조 | 소작농화
6.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 우정사업본부
또 죽어간다 |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 비밀스러운 알고리즘 vs 현장 노동자의 온도 차이 | 현장 목소리에 기초한 대안 찾기
7. 왜 힘든데도 일을 계속하는가?
개인적인 것? 문화적인 것? 자발적인 것? | “회사를 중심으로 삶을 조직하라” | “끊임없이 경쟁하고,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라”
8. 그만두지 못함의 사회학
“그렇게 힘들면, 그냥 그만두면 될
존버씨의 목소리,
왜 ‘살아가는 삶’이 아닌 ‘죽어가는 삶’을 사는가?
1장은 왜 존버씨의 시간을 다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견디고 버틸 것을 요구하는 노동의 세계에서 우리 존버씨는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 노동시간이 세계 최고에 달하는 작금의 과로체제에서 무엇이 존버씨를 죽음으로 내모는가? 왜 우리의 일터는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어가고 있는가? 왜 우리는 나다운 삶,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가? ‘살아가는’ 삶이 아닌 ‘죽어가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과로죽음에 얽힌 존버씨의 목소리를 읽는다.
2장은 금융 노동자, IT 노동자, 경마기수, 집배원 등의 과로죽음 사건을 다룬다.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고통의 시스템을 샅샅이 해부한다.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된 우리 시대 일터의 현실을 분석한다. 특히 각 업계에서 쓰이는 은어들(크런치 모드, 콜수, 밥값, 욕값, 분급, 경쟁성 상금, 실시간 UPH, 순증, 겸배을 통해 각종 경쟁적인 성과 장치와 자살 감정 간의 상관성을 탐색한다. 프로세스는 혁신적이지만, 조직문화는 여전히 낡았고 그 때문에 노동자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갖은 어려움도 드러낸다. 왜 과로죽음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지를 추적한다. 특히 과로죽음이 반복돼 나타나는 우정사업본부와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실태를 집중 분석한다. “반복된 자살은 여러 면에서 기이하다. 우선, 한 곳에서의 자살률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일반 인구의 자살 십만인율과 비교해도 그렇고 일반 기업의 자살률에 비해서도 상당한 정도다. ‘여가선용’의 장소가 아니라 ‘죽음의 장소’라 일컬을 만하다.”(89쪽 그리고 과로죽음 사건이 반복됨에도 그것이 사회적으로 방조되고 무관심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과로죽음은 과로+성과체제가 체계적으로 생산하는 부정의의 산물임을 밝힌다.
3장은 재난 상황에서 발생하는 과로죽음을 다룬다. 재난이 발생하면 최전선으로 뛰어가야 하는 재난 노동자들이 있다. ‘비상 상황’은 이들을 사명감, 책임감, 직업정신으로 포장해 동원한다.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