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만수산 무량사 - 술 권하는 날들
천호산 개태사 - 미륵의 꿈
상왕산 개심사 - 솔숲에 마음을 씻고
덕숭산 수덕사 - 보름달은 떠오르고
금산 보리암 - 관음의 곁에 서서
두륜산 대흥사 - 남도의 길 끝에 서서
청량산 청량사 - 사랑이 뭐길래
천등산 봉정사 - 곱게 늙어가기
삼각산 도선사 - 이 길의 끝을 잡고
금오산 향일암 - 파도에 뜬 한 송이 꽃
마니산 정수사 - 작은 것이 아름답다
정족산 전등사 - 처마 밑의 벌거벗은 여인
서운산 청룡사 - 첫사랑의 떨림으로
조계산 선암사 - 뒷간에 앉아 매화에 취하다
연암산 천장암 - 콧구멍 없는 소를 끌고
도봉산 망월사 - 도봉산정에 달은 뜨고
운악산 봉선사 - 옛사람의 그림자
능가산 내소사 - 흰나비가 춤추던 날
백암산 백양사 - 어둠 속의 길 찾기
금정산 범어사 - 산중의 법고 소리
오대산 월정사 - 사람이 있어 아름다운 길
영축산 통도사 - 학은 늙은 소나무에 둥지를 틀고
가야산 해인사 - 물은 물, 산은 산
조계산 송광사 - 바다 밑 제비집에서 사슴이 알을 품네
아는 만큼 느끼는 절집 이야기
주련이 있어 더 아름다운 우리 절 스물넷!
한적한 산길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오래된 절집들. 종교적 의미를 떠나서 조용히 혼자 찾아가거나 가족과 함께 둘러보고 오기에도 좋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마루나 기둥을 손으로 쓸어보면서 절집의 운치를 즐기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글자들이 있다. 유서 깊은 궁궐이나 한옥 건물의 기둥 같은 공간에서도 어김없이 현판에 새긴 글귀를 볼 수 있다. 이런 현판글씨를 ‘주련(柱聯’이라 하는데, 그중 절집의 주련은 부처님의 진리나 선지식들의 뛰어난 글이 적혀 있어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글귀라 해도 뜻은 고사하고 읽지도 못한다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더욱이 한자로, 어떤 것은 초서체여서 웬만한 한학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뜻풀이가 어렵다면 눈으로 본다고 해도 본 것이 아니다.
이 책은 단순히 절에 대한 안내서도, 불교 건축이나 미술 또는 역사를 다룬 책도 아니다. 각 절집의 푸근한 자태와 절과 고승(高僧에 얽힌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놓고, 거기에서 찾은 말씀(주련을 새겨 ‘삶의 참뜻과 지혜’를 음미하게 해준다.
아름다운 우리 절집을 사진으로 만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 그리고 봄이라고 했던가. 끊임없는 윤회의 길을 걷는 사람이 윤회의 고리를 끊기 위해 수련하고 도량을 키우는 곳이 절집이다. 수세기 동안 많은 스님들이 수행을 해오고, 많은 중생들이 찾아가서 속세의 고민과 어려움을 벗기 위해 절을 하던 곳이었다. 그래서 깊은 산속 절집에 가면 건물로만 보는 것 이상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어디나 똑같은 게 절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각 절마다 지어진 시간, 지은 사람, 겪어온 역사가 다르기에 슬쩍 지나는 행인은 볼 수 없는 것이 더 많다.
저자가 우리나라의 오래되고 아름다운 절집을 찾아다니며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다가가서 찍은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