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그림자는 어디에나 내려앉아요, 가장 아름다운 것에도”
아침이 찾아왔지만 눈을 뜨기도 몸을 일으키기도 어려운 날. 구름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듯 모든 것이 뿌옇고 한없이 가라앉기만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것들에까지 그 그림자를 드리워 슬프고 어둡게 만드는 구름의 정체는 대체 무얼까요. 애써 외면하고 떨쳐보려 하지만 잠자리까지 쫓아오는 이 마음의 날씨를 어쩌면 좋을까요.
“멈추어 기다리는 게 나을 거예요”
《구름의 나날》 속 주인공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언제나처럼 커피를 마시고 바이올린 연주를 합니다. 하지만 커피의 향도 맛도 느껴지지 않고, 매일 연주하던 곡인데 머릿속 악보도 흐릿하고 손끝은 무디네요. 함께 잠자리에 들던 사랑스러운 고양이들도 그만 귀찮게 느껴져 혼자 있고만 싶습니다.
글은 이렇게 말해요. 이 안갯속에서라면 자칫 넘어질 수도 있으니, 멈추어 기다리는 게 나을 거라고. 구름은 언젠가 걷힐 테니까요. 폭풍도 천둥도 곧 지나갈 거예요. 당장은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아도 비가 그치고 봄이 찾아오듯 구름이 지난 뒤에는 분명 모든 것이 더 선명하고 환하게 다가올 테죠. 한참을 앓은 뒤 다시 맡게 된 맑은 공기가 온 몸 구석구석의 감각을 새로이 깨우듯 말이에요.
그러니 모든 것은 흘러가기 마련이라는 것을 기억해요. 그것을 우리가 기억한다면 금세 흐려지더라도, 지금 구름의 나날을 살고 있더라도, 끝내는 꽃을 피워내고 삶은 다시 향기로워질 거예요.
모니카 바렌고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2012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모니카 바렌고는 바랜 듯한 갈색 톤에 색연필의 섬세한 질감, 작품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식물과 동물, 서툴고 꿈꾸는 듯 보이는 인물, 빈티지한 사물 묘사로 따듯하고 부드러운 그림 세계를 선보이는 아티스트입니다. 옛 사진을 보는 듯 향수를 일으키면서도 세련되고, 섬세하면서도 선이 둥글고 다정하며, 부정적인 감정에서조차 깊이 우러나는 낭만과 위트는 세상을 향한 그 특유의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