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돌아오고 밀림이 돌아오고 있다
자유주의 세계질서는 붕괴하는가
저자는 자유주의 세계질서는 역사의 필연이 아니라 우연적 산물에 가깝다고 말한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이라는 패권국이 부상했고 그 패권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였기에 가능한 질서였다. 2차대전이 끝나면서 제국의 시대가 막을 내렸고 수많은 식민지 국가들이 독립했다. 미국의 보호 아래 국가들은 이웃나라와의 전쟁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정학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작은 나라들도 세계의 자원과 시장에 비교적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미국을 따라 많은 나라가 민주주의로 전향했다. 무엇보다 가장 국가주의적인 전제 국가였던 독일과 일본이 자유주의 국가가 되었다. 저자는 소련이 스스로 제국의 해체를 선택했던 것도 서구의 봉쇄정책의 성공 때문만이 아니라 자유주의 세계질서가 자신을 위협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드디어 냉전 종식과 함께 자유주의의 최종적 승리로서 ”역사의 종말’이 선언되었다.
“역사의 종말”이 선언되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당하고 지정학이 부활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한다. 러시아는 당장이라도 우크라이나를 접수할 기세이고 우크라이나가 넘어가면 벨로루시가 넘어갈 것이고 유럽의 지정학은 요동치게 될 것이다. “독일 문제“가 다시 유럽을 뒤흔들게 될 것이다. 중국은 대만 침공을 예고한다. 대만을 장악하면 남중국해가 중국의 수중에 떨어질 것이다. ”정상 국가“를 꿈꾸는 일본에게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 뿌리깊은 군국주의 국가로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기회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터키는 지금도 지역 맹주를 자처하고 있고 이란은 권토중래하게 된다. 규범이 아니라 힘이 지배하는 밀림 같은 세계가 펼쳐지게 된다.
반면 해외개입 축소에 대한 미국 국민의 요구는 지난 30년 동안 점점 강해지고 있다. 미국인은 자국이 무엇 때문에 세상만사에 그토록 깊이 관여하고, 중동과 같은 가망 없는 지역에 인명과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