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프롤로그 진흙탕, 그 기억 속으로 들어가며
1부
유년의 몇 가지 기억들
학습된 무기력
나의 엄마에 대해
진심도 변한다는 슬픈 자각
싫은 날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여름과 진형, 동생들에 대해
해와 바람이 전하는 말, 그리고 가스라이팅
폭력의 기원, 학벌제일주의와 사회적 계급을 바라보는 방식
2부
열세 살이 올랐던 슬픈 육교
키에르케고르, 밀, 프롬 그리고 나의 일기장
방향성, 폭력의 반대편으로 가자
관찰자 시점의 탄생
만남과 관계 사이에서 피어난 희망
2018년 12월 26일, 최저기온 영하 7도, 구름 조금
그리고 한 달 뒤, 1월 26일
쉼터에 들어간 날, 생존을 생각하다
‘임시 공간’에서의 생활
회복기, 여러 가지 일들
3부
이것이 보통 사람의 기분이라고?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궁금증, 호기심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여름이 글
에필로그 진흙탕 밖으로
감사의 말
도움받은 책들
1. ‘아버지폭력’에 맞선 스물넷 여성의 용기와 희망
― ‘뭘 해야 이 폭력의 문제가 해결될까?’
‘어떻게 해야 이 고통의 근원에 다가설 수 있을까?’
스물셋 되던 해 아빠의 폭력을 못 이겨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할 때까지 피해자가 품고 있던 질문이었습니다. 김가을 씨의 논픽션 『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는 이 절박한 물음에서 시작되었지만 종국에는 묵직한 어젠다를 사회에 던집니다. 우리 모두가 알지만 어떻게 분류하고 명명해야 할지 몰랐던 폭력 범죄. 훈육, 엄부(嚴父 같은 단어 뒤에 숨기도 했던, 물리적으로 끔찍하며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밑바닥부터 파괴하는 ‘아버지폭력’입니다.
작가 김가을 씨의 주제의식에 따라, 시간의 흐름으로 쓰인 『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는 총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폭력이 시작된 시점부터 피해를 인식하는 ‘자각기’라고 할 수 있고, 2부에서는 계속 진행되는 폭력의 실상을 관찰하면서 그것을 보고하고 회복을 모색하는 ‘관찰기 및 회복기’입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쉼터에서 나온 이후의 독립된 주체로서 새로운 삶을 궁구하는 ‘진정기’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장강명 작가가 책으로 나오기 전에, 김가을 작가의 글을 읽었습니다. 원고를 보낸 지 3주 뒤 다음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다소 길게 인용해봅니다.
“영혼이 정화되는 기분으로 읽었다. … 이 책은 먼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생생한 고발이다. ‘아버지 폭력’이라고 불러야 하는 범죄가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우리가 모두 알지만 어떻게 분류하고 명명해야 할지 몰랐던 폭력 범죄. 훈육, 엄부嚴父 같은 단어 뒤에 숨기도 했던. 물리적으로 끔찍하며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밑바닥에서부터 파괴하는.
이 책은 훌륭한 인류학 보고서이기도 하다. 아버지 폭력이 어떻게 대를 이어져 내려오는가. 입시 위주의 교육이 어떻게 그 도화선이자 연료가 되는가. 맞으며 자란 맏이가 어떻게 막내를 때리게 되는가. 저자는 자기 가족 이야기를 쓰되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꼼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