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새로운 주거문화를 찾다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최초의 아파트
오귀스트 페레, 파리 프랭클린 가 25번지 아파트, 1904
19세기 파리의 아파트
이성과 감성이 결합되어 탄생한 집
안토니 가우디, 밀라 주택, 1912
에이샴플라 지구
집합주택은 사회적 예술이다
미셸 더클레르크, 에이헌 하르트 집합주택, 1921
네덜란드 주택법
전원도시의 이념을 담은 도시 안 성채
미힐 브링크만, 스팡언 지구 집합주택, 1921
공중 가로의 변신
단순한 형태와 자유로운 공간구성, 근대적 주거의 표상
미스 반데어로에, 슈투트가르트 바이센호프의 판상형 아파트, 1927
독일의 평지붕 논란
소외된 그들을 낙원에서 살게 하라
양떼가 풀을 뜯는 주거지, 프랑크푸르트에 펼쳐진 노동자의 낙원
에른스트 마이, 뢰머슈타트 주거단지, 1928
건축과 권력, 에른스트 마이 vs. 알베르트 슈페어
말굽형 ‘왕관’을 중앙에 둔 다채색의 전원도시
브루노 타우트 ·마르틴 바그너, 브리츠 주거단지, 1927
왕관을 쓴 도시
도시 속 오아시스, 길을 향해 빛나는 백색의 미학
야코뷔스 요하네스 피터르 아우트, 키프훅 주거단지, 1930
베를라허의 도시 vs. 근대건축국제회의의 도시
판상의 아파트가 늘어선 첨단 주거단지
한스 샤로운 외 5인, 지멘스슈타트 주거단지, 1931
기능주의의 두 얼굴
거대한 블록 속에 담은 사회주의 이념
카를 엔, 카를 마르크스 호프, 1930
사회주의 주거모델, 돔 코뮤나
새로운 주거모델의 등장
이상적 주거공동체
르코르뷔지에, 위니테 다비타시옹, 1952
페사크의 집합주택
주거로 구현한 최초의 철과 유리의 마천루
미스 반데어로에, 레이크쇼어 드라이브 860-880번지 아파트, 1951
콘크리트 고층아파트의 탄생
200개의 기둥으로 조성한 가난한 자들의 궁전
페르낭 푸이용, 클리마 드프랑스, 1957
프랑스의 그랑 앙상블
집의 시대
“20세기는 ‘집의 시대’다.” 책의 첫 문장이다. 건축 역사를 살펴보면,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 형식이 있는데 고대는 신전의 시대였고, 중세는 성당의 시대였으며, 르네상스 이후 19세기까지는 궁전의 시대였다. 근대 즉 20세기 건축의 주인공은 ‘주택’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20세기 건축의 최대 과제는 인간의 주거문제 해결이었다고 본다.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살던 노동자들의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고 향상된 주거환경을 널리 퍼트려 보편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것. 20세기에 활동한 건축가들이 가장 많이 탐구한 대상은 주택, 그중에서도 여러 사람이 어울려 사는 집합주택이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폐결핵을 ‘빈 질병’이라고 불렀다. 부자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다시피 한 세금정책으로 자금을 확보한 사민당 정부에서는 대대적인 주택건설 사업에 착수했다. 1934년까지 빈에는 64,000호의 주택이 건설되었다. 도시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20만 명이 새로운 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다. 비로소 주택 내부에 화장실이 있고 수돗물이 공급되는 집
에 살게 되었다.
_143쪽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정치지도자, 지식인들이 건축가들과 함께 나섰다. 정치, 사회, 기술, 예술 전반에 걸쳐 일어난 개혁의 기운이 주택에 스며든 것이다. 20세기에 지어진 집합주택 속에는 당시의 사회적 이념, 시대정신, 새로운 미학, 공간적 혁신, 수준 높은 기술 등 20세기 건축의 중요한 화두가 모두 녹아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건축가가 집합주택 계획을 통해서 20세기의 인간에 부합하는 주거 상을 정립하려고 했다. 따라서 20세기의 건축문화를 이해하려면 당시의 집합주택을 들여다봐야 한다. 20세기 건축문화의 심장이 바로 집합주택이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도시와 주거문화에 관해 꾸준히 탐구해온 저자 손세관 명예교수가 이 책을 쓴 이유이다.
정부는 재정을 투입했고, 건축가는 팀을 꾸려 기술을 제공했고, 주민은 노동력을 투여했다. 건축가들이 조직한 팀은 ‘타격대’로 불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