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3년과 1894년은 클로드 드뷔시의 창작활동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시기이다. ‘2곡의 아라베스크’는 1890년 초 작곡한 곡으로 훗날 그가 격렬히 부정하게 되는 전통에 아직 뿌리내리고 있는 작품이다. 아라베스크는 ‘회화나 조각에 표현되는 장식’이나 ‘고전 발레의 자세’를 뜻하는 프랑스어이고, ‘베르가마스크’는 양식상 차별되는 두 시기의 경계에 위치하는 작품으로 형식이다. 이 곡에는 표현법, 피아노 기보법 등이 분명히 19세기의 음악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이미 피아노 연주자의 섬세한 그늘이 드리워지고, 현대와 고대 요소들의 기묘한 혼합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