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순, 장르가 되다
고정순 작가는 청소년 현장 실습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동물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은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 가게에서 팔리는 강아지들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담은 《63일》 같은 묵직한 주제의 그림책 작업을 계속하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곳까지 두루 살피며 따뜻한 손을 내미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자신이 필요한 곳에서 기꺼이 목소리를 보태는 작가의 행보는, 외면하고 싶지만 그럴수록 더 똑바로 바라보아야 하는 현실로 독자들을 이끈다. 이번에 펴낸 《우리는 먹어요》는 앞서 나온 사회성 짙은 작품들처럼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환하고 밝게 이야기를 풀어 간다는 점에서 고정순 장르의 새로운 전환을 보여 준다. 무거운 주제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어둡지 않아서 더욱 따뜻하게 읽히는 그림책, 바로 《우리는 먹어요》다. 어떤 마음으로 음식 앞에 앉을지, 하루 세 번 밥상 앞에 앉는 우리들의 태도를 어떻게 결정지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한 권의 그림책이 담은 이야기가 참으로 크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