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장갑 초등학교 이야기의 세 번째 주인공은 레이스 장갑이에요. 첫 번째 주인공인 말썽꾸러기 쌍둥이 장갑이나 두 번째 주인공인 겁쟁이 비닐장갑과는 또 다른 장갑 친구지요. 멋 부리기 좋아하는 깔끔쟁이 레이스 장갑은 욕심도 많답니다. 여러분은 좋은 것을 나 혼자만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저는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나 혼자만 갖고 있으면 자랑밖에는 할 게 없더라고요.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나누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많아진다는 사실을 저는 나중에야 깨달았어요. 레이스 장갑도 그랬답니다. 여러분도 괜찮다면 자신이 가진 좋은 것들을 친구나 가족들과 나눠 보세요. 아마 기분이 훨씬 더 좋아질 거예요.
새침데기에 꾀바른 욕심꾸러기라도 친구는 친구!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의 세 번째 주인공은 멋쟁이 레이스 장갑입니다. 어느 학교 어느 반에나 레이스 장갑 같은 친구가 하나쯤 있게 마련이지요. 새침하고 욕심이 많은 데다 꾀바르기까지 해서 또래들을 쥐락펴락하는 그런 친구 말입니다. 이런 친구가 “누가 내 가방 들 사람?” 하고 천연덕스럽게 물으면, 어리숙한 친구들은 저도 모르게 “나! 나!” 하고 앞다투어 손을 들게 됩니다. 장갑 초등학교에서는 주방 장갑이 그런 어리숙한 친구지요.
오늘은 장갑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갯벌 체험을 하는 날. 다른 친구들은 모두 조개를 캐느라 바쁜데, 레이스 장갑만 멀찍이 떨어져서 머리를 굴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진흙을 안 묻히고 조개를 캘 수 있을까 하고 말이지요. 그러다 애써 캔 조개를 갈매기에게도, 권투 장갑에게도 아낌없이 나눠 주는 주방 장갑에게 눈길이 가 닿습니다. ‘아무래도… 주방 장갑한테 부탁하는 게 좋겠다!’ 그도 그럴 것이 주방 장갑은 친구들이 부탁하면 좀처럼 거절을 못 하거든요.
레이스 장갑은 주방 장갑을 졸졸 따라다니며 조개가 있을 만한 곳을 손가락으로 콕콕 가리키기 바쁩니다. “여기 파 봐. 더 깊이!” 하면서요. 예쁜 조개가 나오면 냉큼 제 양동이에 넣는 것도 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