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좌표 이동
디지털 원주민의 추방
이테크 스쿨
탈출구를 찾아서
애완 로봇, 카피
인질 로봇과의 동거
거슬러 올라가기
M과 A의 수상한 조합
마음, 온기를 지닌 액체
금이 가다
설득력 있는 의구심
미래를 위한 비행
다시, 희망을
그린버그의 외출
줄거리 _
선의만으로 세상은 바뀌지는 않겠지만 시작 없는 끝은 없어.
헤라의 죽음과 죽음을 처리하는 방식은 경고다. 이곳의 일을 더 이상 캐지도 알려고도 하지 말라는 경고. 감정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정말 감정석화증에 걸린 아이들이 벌이는 기행일까? 이번엔 논나의 행방이 묘연하다. 헤라와 논나를 무시한 채 살 수 없는 랑은 거대한 권력에 맞서기 시작한다. 헤라와 논나처럼 아무도 돕지 않는 싸움은 실패했지만 타인에 무심했던 도하가 함께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안위만 생각했던 아이들도 하나둘 움직인다. 점차 마음의 연대를 이루며 비인간적인 시스템에 반기를 드는 아이들의 변화와 활약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타인에 무관심한 아이들이 점차 감정의 연대를 이루며
가상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퍼뜨린다
인간의 마음은 불가사의하다. 예측하기 어렵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1+1=2이지만은 않은, 몇이 될지 모르는 또 뭐가 될지 모르는 마법 같은 힘을 지녔다. 그래서 세상 그 무엇보다 위험하면서도 아름답고 소중하다. 『메타버스에서 내리다』는 과학 발전에서 비롯된 인간의 악한 마음과 선한 마음을 대비시켜, 두 마음의 차이를 현저하게 보여 준다.
어려서부터 AI와 가상현실에서 자란 등장인물들은 사회성과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감정 학교에 모이는데, 학교에서 이상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진다. 이건 의도된 것일까, 우연한 사건일까? 악의적인 시스템에 목소리를 낸 헤라가 죽고, 헤라의 말을 무시했던 논나는 흔들린다. 그리고 고민 끝에 헤라가 가려던 길을 마저 가려하고 랑은 기꺼이 논나와 함께한다.
권력에 맞서는 랑의 선한 마음을 보면서 학교의 아이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험의 기류 앞에서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게 되고, 선의만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기에 다들 모른 척한다. 이 아이들을 원망할 수는 없다. 그저 차갑게 얼어 버린 아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그 온기가 가치 있는 삶의 방향으로 마음을 되돌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