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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
저자 소라야 시멀리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2-03-08
정가 19,500원
ISBN 978895468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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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분노’를 맞이하며 _011
1장 | 화난 여자아이들 _029
2장 | 여자는 토스터가 아니다 _065
3장 | 화가 난 몸들 _095
4장 | 돌봄의무 _119
5장 | 모성분노 _155
6장 | 자기야, 웃어 _193
7장 | 뚝, 뚝, 뚝 _237
8장 | 말이 없다 _279
9장 | 부인否認의 정치 _331
10장 | 자기만의 분노 _381
결론 | 현명한 분노 _425

감사의 말 _435
참고자료에 붙이는 글 _438
주 _440
찾아보기 _544
우리 사회는 여성의 분노를 무시하는 데 무한히 창의적이다

누구나 분노를 느낀다면, 어째서 여성의 분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일까? 분노에 대한 스스로의 반응과 주변의 수용이 성별에 따라 엄연히 다르며, 여성의 분노에는 더 많은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2011년 UCLA에서 진행한 인지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젠더고정관념에 따라 관찰 대상의 감정을 다르게 인식한다. 실험 참가자들은 여성의 얼굴에서는 행복과 두려움을 더 쉽게 읽어내고, 여성의 중립적 표정은 ‘순종적인’ ‘순진한’ ‘겁에 질린’ ‘행복한’ 등으로 묘사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화를 내는 여성의 얼굴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해석을 어려워했으며, 화가 난 표정의 중성적 얼굴은 압도적으로 남성으로 분류했다. 성별에 따라 감정을 나누는 이러한 편견은 어린 시절부터 학습된다. 성별에 따른 아이들의 감정 표현을 관찰한 어느 실험에서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과 달리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받아도 실망감을 감춘 채 감사하다고 웃으며 짐짓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부모는 자녀의 성별과 상관없이 아이가 예의바르게 자라도록 가르친다고 생각하지만, 젠더고정관념은 여전히 우리의 삶을 깊이 지배하고 대부분은 어린 시절 가정에서부터 분노라는 감정이 남성의 영역이며 여성은 천성적으로 화를 잘 내지 않는다는 믿음을 학습한다. 그리하여 남성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권위와 발언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분노를 이용하는 반면 여성은 분노라는 감정을 무력함과 연결짓고 이를 슬픔 혹은 실망, 좌절감으로 표현하거나 축소하고 침묵하는 쪽을 택한다. ‘화난 여자’란 곧 감정과잉에 비이성적인데다 히스테릭하고 객관성이 떨어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성을 분노하게 만드는 사회
그럼에도 분노하지 말라는 불가능한 주문

저자는 방대한 연구자료와 인터뷰,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년기에서 성년기에 이르기까지 가정, 학교, 일터에서 여성이 분노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삶의 조건과 그 분노를 부인하고 감추도록 압력을 받는 모순적인 현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