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산악인들은 말한다. 한국산악계의 위기라고.
한때 등산인구 2,0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한국인의 산사랑은 세계에서도 유별났다. 코로나 시국과 맞물려 소위 ‘등린이’로 불리는 등산 이구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지만 ‘그때 그 호시절’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한번 침체기에 빠졌던 아웃도어 산업도 회복이 더디다. 한국산악계를 다시 일으켜 세울 계기가 있어야 한다. 어디서 모티프를 찾아야 하나?
위기는 기회와 통한다.
역시 ‘사람’이다. 사람이 위기를 만들기도 하고,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현재의 상황을 만든 건 사회?환경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그 사회문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한 ‘사람’이다. 사람을 통해서 해결해야만 한다.
사람, 아니 ‘전문 산악인’이 한국산악계의 총체적 난국을 해결해야 한다. 결자해지다. 한국의 전문 산악인이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해 그들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는 혜안을 갖춰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시대를 읽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등반만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등반과 함께할 수 있는 시대적 화두는 무엇인가에 대해 한국산악계가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작은 모티프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2019년 3월부터 시작되었다. 한국산악계에서 활동하는 36인의 전문 산악인을 소개함으로써 한국산악계의 건재를 과시하고, 이들을 통해 한국산악계의 미래를 설계하는 장을 마련했다.
마치 동양화 같은 사진 작품을 찍기로 유명한 황문성 사진작가가 산악인의 인물사진을 찍고, 53년 전통의 산악전문지 월간<山> 기자들이 매달 한 명씩 산악인을 만나 그들의 인생 스토리와 산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취재해 글로 썼다.
산악인의 야성을 되살리자
2022년 3월, 마침내 3년간의 프로젝트가 끝났고 이제 36인 알피니스트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모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