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제도권 교회들의 성장 정체 속에서 건물, 성직자, 교단 등 기존의 교회 형성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 실험적인 새로운 기독교 공동체들이 한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21세기에 등장하고 있음을 주목하게 된다. 바로 비제도권 교회들의 출현이다. 보기를 들자면 이미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가정 교회들 외에도, 평소에는 카페를 운영하며 일요일에 예배를 겸하는 유형, 지역에서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도서관 운영과 함께 교회를 실험하는 유형, 인디밴드나 어쿠스틱 그룹을 초청하여 음악을 나누며 공동체를 추구하는 하우스 콘서트형, 사무실이나 학원의 비는 시간을 이용하여 기독교 공동체가 모이는 일터 교회 유형도 있다. (21쪽
이 교회의 리더십은 여섯 명을 한 그룹으로 하는 복수의 리더십으로 세워졌다. 목회자와 교인의 관계를 성직자와 평신도로 규정하는 패러다임은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목사도 교회 구성원으로서 같이 리더십을 구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복수 리더십을 채택한 이유는 목사가 모든 것을 다 알 수도 없고 대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찰을 어떻게 교회에 반영시킬까 고민하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담임목사라고 해서 특별한 권한이 있는 게 아니라 대표이자 전문가의 입장에서 방향을 잡아 줄 뿐 모든 것은 회의를 통해서 만들어 가도록 교인들을 계속 훈련시키며 10년의 시간을 지냈다. (36쪽
비제도권 교회에 속한 교인들과 제도권 교회에 속한 교인들 사이에는 뚜렷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교회에 대한 만족도와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비제도권 교회 교인들이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특히 규모와 체계를 갖춘 교회에 유리한 항목을 제외하고 교회의 주요한 속성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적인 측면에 대해서 비제도권 교회가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것으로 비제도권 교회들이 오늘날 개신교 신자들이 요구하는 신앙적 욕구에 더 부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제도권 교회 교인들은 신앙생활의 이유에서도 보다 본질적인 차원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