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류진, 윤고은, 기준영, 김금희, 이장욱, 김애란, 천선란이 전하는 여행의 의미
국어사전에 따르면 여행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일이든 유람이든 여행의 목적보다는 떠남의 경험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류진의 「탐페레 공항」은 여행으로 젊은이의 순수한 꿈을 말한다. 그 꿈은 학자금과 스펙 쌓기, 생계와 취업이 뒤엉킨 고단함 속에서 좌절된 꿈이기도 하다. 꿈을 따뜻하고 섬세한 친절과 배려로 응원하고 있던 우편물의 재발견, 즉 여행의 흔적은 ‘나’의 꿈의 재발견이다.
윤고은의「콜럼버스의 뼈」에서 ‘나’는 자신의 뿌리, 정체성을 찾기 위해 스페인 세비야로 떠난다. 여행을 하며 정작 여행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다.
기준영의「망아지 제이슨」은 여행을 통한 위로와 치유를 보여 준다. 이 작품에서 여행은 불안하고 힘겨운 삶들이 만나 서로에 대한 호의로 소통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치유와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김금희의 「모리와 무라」는 열심히 살았지만 남은 건 감당하기 어려운 갈등과 마음의 상처뿐인 인물들이 여행을 통해 ‘부끄러움’과 ‘수치’를 서로 확인하면서도 ‘최소한의 자비’를 남기는 것이 ‘생’의 의미일 수 있음을 드러낸다.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에서 여행은 ‘어딘지 다른’ 나, ‘절반 이상의 나’, ‘다른 세계’를 찾아가는 것이다. 여행은 어쩌면 설명할 수 없는 자기 근원, 존재의 비밀을 찾아가는 것이고, 이는 삶의 다른 이름이다.
김애란의 「숲속 작은 집」에는 여행을 통해 돈과 언어, 성과 권력, 계급과 인종 등 여러 문제를 제기한다. 겹겹으로 얽힌 문제들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얼굴이 계속 떠오르는데 이는 우리 자신의 얼굴일지도 모른다.
천선란의 「사막으로」는 미래의 지구에서 우주로 떠나는 이야기를 통해 여행은 본다고 믿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고, 삶은 끝없이 바깥으로 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