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블루칼라 보수주의와 프랭크 리조의 필라델피아
Ⅰ부 자유주의에서 법과 질서로
1장 “이웃들”의 도시와 “정글”
2장 풀뿌리 법과 질서
3장 “이 사람이 시의 구원자다”
4장 필라델피아 계획
Ⅱ부 블루칼라 보수주의의 부상
5장 “그는 우리 중 한 명이다 ”
6장 동네 정치
7장 인종색맹의 한계
8장 리조 이후의 필라델피아
에필로그 블루칼라 보수주의와 현대 미국
감사의 말
해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경제적 관계의 은폐된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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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의 블루칼라, 새로운 어법을 발견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 속에서 미국의 블루칼라는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누렸다. 그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정부에서 제공하는 건설 보조금을 통해 내 집을 소유할 수 있었고, 교육이나 의료 등 다양한 사회복지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지자 이들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동네에 빈민층을 위한 공공주택이 들어서면 재산 가치가 떨어지고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며 공공주택 건설에 반대했고, 소수인종과 여성에 대한 고용 차별을 폐지하라는 요구는 자신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저항했으며, 인종적으로 분리된 학교를 통합하려는 정책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의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사실상 이들의 주장에 함축되어 있는 내용은 그 이전 시대처럼 인종이나 젠더 등 자신들과 다른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이었지만, 어법은 이전 시대와 달랐다. 노골적인 차별은 더 이상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어법을 새롭게 찾아야만 했고, 마침내 ‘근면·희생·자기계발’이라는 블루칼라의 정체성과 자부심에서 새로운 어법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를 근거로 ‘자격이 있는 사람’과 ‘자격이 없는 사람’을 구분하고 사회의 정책들을 선별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들에 따르면 블루칼라에게는 사회적 ‘특권’을 누릴 자격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들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서 얻은 정당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자신들과 달리 사회로부터 그저 ‘거저 얻기만을 바라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당연히 사회가 제공하는 혜택을 누릴 자격이 없었다. 그런데도 세상은 그런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혜택을 베풀고 있었다. 그들은 잘못된 사람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이런 정책들 때문에 세상이 나빠졌다며 분개했다. 이제 세상을 바로잡으려면 자신들이 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