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I. 이상 ? 꿈꾸다
1. 마상청앵도 ? 당신의 봄은 무탈한가요
2. 추성부도 ? 솔직한 항복
3. 소상팔경도 ? 내 마음속 8경은 어디에
4. 촉잔도 ? 길 위에서
5. 강산무진도 ? 강산은 끝이 없어라
6. 세한도 ? 송백은 송백이다
7. 홍백매팔폭병 ? 나는, 나의 색으로
II. 현실 ? 만나다
8. 금강전도 ? 내 눈앞의 금강산, 일만 이천 봉
9. 청풍계도 ? 이제, 길을 떠나지 않아도 좋다
10. 병진년화첩 ? 진경의 이름마저 지워낸 진경
11. 자화상 ? 오직 나를 위한 그림
12. 야묘도추 ? 이 순간을 놓치지 마
13. 월하정인 ? 두 사람만 알겠지
14. 동자견려도 ? 개울을 건너는 법
III. 역사 ? 기록하다
15. 독서당계회도 ? 그리고 화가가 있었다
16. 화성행행도병풍 ? 이 행렬을 보라
17. 곤여만국전도 ? 우리가 몰랐던 세상
18. 동궐도 별에 ? 기대다
19. 화개현구장도 ? 기억의 방식
20. 고산구곡시화도병 ? 무이에서 고산까지
21. 태조어진 ? 푸른 옷을 입은 남자
22. 최익현초상 ? 어떻게 살 것인가
IV. 보물 아닌 보물들
23. 수월관음도 ? 종교와 예술 사이
24. 몽유도원도 ? 그림으로 족하다
25. 매화서옥도 ? 어느 화가의 사랑 이야기
26. 호취도 ? 마지막이라면 이렇게
우리 국보보물 그림에 담긴 깊은 뜻, 귀한 의미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망설여진다면 먼저 다른 이의 보물 상자를 구경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믿을 만한 누군가라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나라의 보물라면 어떨까. 이유 없이 보물로 대접받지는 않을 터, 수많은 옛 그림 가운데서 감상의 큰 줄기를 잡아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가이드다.
삼국시대 석탑과 불상부터 고려시대 건축과 도자기, 그리고 조선시대의 실록과 회화에 이르기까지 문화재는 종류가 다양하다. 그런데 뜻밖에도 회화는 그리 많지 않다. 2,643점이나 되는 국보보물 가운데 그림은 303점이 전부다. 그림 한 폭에서 파란만장한 역사 이야기, 드라마틱한 인물 이야기를 쉴새없이 끌러내는 저자는 나라의 보물로 지정된 그림 가운데서 ‘나만의 보물’ 22점을 추려냈다. 그리고 여기에 보물로 지정되지는 못했지만 결코 빠지지 않는 작품, 가치도 아름다움도 덜할 리 없는 사연 많은 작품 4점을 더했다. 모두가 ‘이만큼은 꼭 알았으면!’ 싶어 함께 나누고픈 그림들이다. 옛 그림이 낯선 이에게는 그 만남을 편히 이끌어줄 길잡이로 삼기에 충분하고, 이미 옛 그림과 친숙한 사이라면 혹 모르고 지나친 이름은 없는지 되짚어볼 좋은 기회다.
귀하고 값지고 소중한, 그래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우리 그림 이야기
유래한 시간이 길고 길어, 그 긴 세월을 지내고도 놀라울 만큼 상태가 온전해서, 혹은 예술적으로 빼어나게 아름다워 나라의 보물이 된 그림들이 여기 모였다. 지난 60년간 귀한 유물을 골라낸 문화재 심사위원들이 최고로 꼽은 가치는 여러 가지였을 것이다. 저마다 의미도 이유도 확연하다. 그렇다 해도 그건 그거,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꼽아놓고 보니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생겨난다. 저자 이종수의 눈빛이 반짝인다.
좋아하는 이유, 좋은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를 따라가보니 다다르는 지점이 있다. 이야기가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화폭을 마주한 순간 어느 봄날의 비탈길, 줄다리기 한창인 개울가 다리 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