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_ 무안만에서 시대정신을 찾다
1장_ 물 안과 물 아래, 무안반도 다시 읽기
왜 무안만인가/ 흑조에 길을 묻다/ 영산강의 새로운 해석, 무안만/ 다시 지도를 거꾸로 놓고
2장_ 명선, 고양의 길을 가다
눈길에 스며든 낯선 이름들/ 초의 장의순과 다소 운흥사/ 다성 초의와 다산 정약용/
삼향 왕산의 차선고도
3장_ 각설이품바의 본향을 찾아서
품바타령의 연행자는 누구인가/ 마지막 각설이, ‘자근이패’/ 최초의 품바극과 김시라/
가장 낮은 자리로 나를 내려놓기
4장_ 부활의 보금자리, 꼬까비 한산촌
달리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구원/ 황해도에서 남도 한산촌까지/ 한산촌을 거쳐 간 사람들
5장_ 물길 따라 흐르다, 옹기와 무안분청
몽탱이 돌꾸쟁이 나루에서/ 옹기 배 다니던 영산강 그 시절/ 중성염으로 구운 철학/
무안분청의 심연/ 하방에서 고양으로, 무안분청 세계관/ 남도만, 도자산업의 토대가 되다
6장_ 갯벌과 황토, 생극의 서사를 품다
황토와 갯벌이 전하는 이야기/ 황토 땅, 양파를 품다/ 갯벌과 낙지의 부화/
최초의 레퓨지움, 최후의 마을
7장_ 창극, 전통인가 혁신인가
전통음악의 재구성, 창극/ 가극에서 악극까지/ 판소리 창극 만든 무안 사람/
국악 오페라가 뜬다
8장_ 공동체의 울림을 담은 소리, 농악
호남 우도농악의 전승/ 교섭과 혼종, 농악의 재구성/
양림마을 당산제에서 성남리 마당밟이까지/ 양림마을, 농악의 전형이 되다
9장_ 풍수, 갱번, 반도에서 해만으로
무소의 뿔처럼 거듭나라/ 풍수와 생극론의 땅/ ‘해경표’, 무안만에서 첫발을 떼다/
뭍과 물의 연대, 남도 갱번론
# 무안만에서 처음 시작된 것들
조선 후기,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 무안 출신으로 왕산 자락에 생가가 있다. 차와 선을 하나로 보고 차의 정신으로 수양을 강조한 다선일미(茶禪一味 사상을 전한 다성(茶聖이다. 한국의 다경이라 불리는 『동다송(東茶頌』을 지어 우리 차를 예찬했다.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와 교유했으며, 김정희가 말년에 초의의 차 선물을 받고 써 보낸 ‘명선(茗禪’이 걸작으로 내려온다. 초의의 차 정신으로부터 스스로를 고양시키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낮은 자리에 나를 내려놓는 ‘하방(下放’ 정신은 ‘각설이 품바’에서 배울 수 있다. 품바의 발상지는 일제강점기 무안 일로읍에 있던 ‘천사촌’. 이 걸인 마을 대장 김자근은 각설이 타령을 연행하며 걸식하고 고아와 노인, 병든 사람들을 위해 동냥과 분배를 하며 집단생활을 했다. 1980년대 초, 역시 무안 출신이며 시인이자 연극 연출가인 김시라는 이 각설이 타령이야말로 “가장 낮은 자들의 가장 신명 나는 소리”라며 큰 관심을 가졌다. <친애하는 각설이 동지 여러분!>를 거쳐 해학과 풍자를 담은 연극 <품바>를 세상에 내놓은 것. 다도를 통한 고양뿐 아니라 각설이 품바 또한 ‘나를 내려놓는 성찰법’으로 유용하다는 주장이다.
분청 도요지(가마터가 집결해 있는 무안은 ‘분청사기의 고장’으로도 꼽힌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 무안 지역에 살면서 분청사기를 연구한 일본인 야마다 만키치로우나 민예운동가 야나기 무네요시 등은 작위적 기교가 없고 무욕의 심미안을 담은 무안분청의 세계관과 미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무안분청은 광주, 나주, 함평, 무안 등 영산강 일대 분청을 포괄하는 말이었지만, 그 핵심이 무안이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무안만은 갯벌과 황토 땅의 이야기도 전하는 곳이다. 낙지 등 해양 생물의 다양성을 품고 있는 갯벌과 조석으로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며 변화하는 공간인 갱번은 ‘상생’과 ‘생극’의 의미를 드러내는 공간.
그밖에 ‘판소리 창극’을 만든 무안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