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겁나거나 무섭거나 두려울 때 크게 외쳐 보세요. “까불지 마!”
어깨가 으쓱으쓱,
자신감이 저절로 생겨요.
“이 바보야, 그럴 땐 ‘까불지 마!’ 하고 소리쳐야지.”
내가 밖에서 놀림을 당해 울면서 들어오자 엄마가 가슴을 탕탕 치며 윽박지른다.
“바보처럼 당하지만 말고 막 무섭게 ‘까불지 마!’ 하고 크게 소리치란 말이야.”
‘까불지…… 마?’
‘그래, 좋아. 이제 누가 괴롭히면 눈을 크게 뜨고 “까불지 마!” 하고 소리쳐 줄 테야.’
나는 굳게 결심하고 입을 꾹 다물고 집을 나선다. 때맞춰 골목 끝에서
커다란 멍구 녀석이 “으르릉”거리며 앞을 딱 가로막는다.
휴우, 심호흡을 하고 엄마에게 배운 대로 “까아……!” 처음엔 조그맣게,
그다음에 온 힘을 다해 “까불지 마아!” 크게 소리치는데,
세상에, “까불지 마!” 한마디가 이렇게나 대단할 줄이야!
그 사나운 멍구 녀석이 줄행랑을 치는 게 아닌가.
그다음부터는 승승장구, 벽돌집 방울이도 피자집 룰루도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도
모두 다 나한테 기 죽어 꼼짝도 못한다.
나는 장군이라도 된 듯 아주 어깨가 으쓱으쓱, 집으로 들어와서는 그 기분에 젖어 소리친다.
“까불지 마!”
……어, 어, 이게 아닌데, 엄마가 가르쳐 준 건데……?
귀여운 아이의 모습에 웃음이 저절로
잔뜩 움츠러든 아이에게 인상을 팍 쓴 채 너도 대차게 행동하라고 가르치는 엄마, 엄마와 아이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꼭 우리네 집에서 매일매일 벌어지는 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찔찔 울다가도 울그락불그락 엄마의 표정에 호기심을 보이고 또 입을 꽉 물고 굳게 결심도 하는 아이의 감정과 행동의 변화가 너무나 생생해 “후후” 즐거운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처음엔 덜덜 떨면서 조그맣게 “까불지 마!”를 외쳤지만, “까불지 마!”의 효과를 직접 확인하고서는 차츰 커지는 자신감에 어느새 어깨를 거들먹거리는 모습이 평소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얼마나 똑같은지! 마지막의 반전은 또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