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해 가꾼 선물, 마르그리트의 공원
2020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작가의 첫 그림책
『마르그리트의 공원』은 몸이 불편한 엄마를 위해 공원을 짓는 소녀, 마르그리트의 이야기입니다. 마르그리트는 공원을 다녀올 때면 함께 가지 못하는 엄마에게 공원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곤 합니다. 그곳을 무척 그리워하는 엄마를 보며 무언가 멋진 일을 떠올립니다. 공원에 갈 수 없다면 공원을 집으로 초대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엄마를 생각하고 공원을 보살피는 소녀의 고운 마음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옵니다. 보드라운 색감과 세련된 표현 기법으로 그려진 공원 정경이 이야기에 아름답게 포개집니다.
이 그림책은 2020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사라 스테파니니가 처음 쓰고 그린 작품으로, 담백한 서사를 풍부하고 수려하게 연출한 예술성이 돋보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작가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꾸준히 하며 자신만의 감각으로 여러 가치를 화폭에 담습니다. 『마르그리트의 공원』에서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숙하고도 초현실적인 공간을 인상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늘 머무르던 곳의 새로운 방문
갓 봄을 맞은 듯 연둣빛으로 물든 땅과 나무, 그 초록 사이로 거니는 사람들과 개들. 포근한 바람이 볼에 닿고, 사부작사부작 잔디 밟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마르그리트가 바라보는 공원의 첫 풍경입니다. 공원이 얼마나 좋은지, 소녀는 몇 시간이고 가만히 앉아 공원에서 숨 쉬는 것들을 보고 만지고 듣습니다. 이 공간은 관찰자의 애정 어린 눈길을 따라 아기자기하게 채워집니다. 차곡하게 우거진 녹음, 산책 패션이 취향대로인 사람들, 또 그들을 꼭 닮은 개들이 있습니다.
공원의 모습은, 마르그리트가 머무르던 공원, 엄마가 그리워하는 공원, 집으로 초대한 공원으로 점차 부드럽게 변주됩니다. 초록빛 자연이 집 울타리를 훌쩍 넘어 들어오며, 뽀얀 막 한 겹이 덧대어져 있던 집 안에 몽환적인 분위기가 감돕니다. 그렇게 밖과 안의 개념이 허물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