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그들이 온다 _ 홍은전 | 032
용어 설명 | 042
구술자 소개 | 047
임직원이 말하다
하나의 시설이 사라지기까지
: 프리웰 이사장이 된 탈시설운동가 김정하 | 054
실패한 자립은 없다
: 모두가 떠난 자리에 남은 사무국장 강민정 | 102
두려움을 넘어 시도할 때
: 20년차 생활재활교사 박종순 | 132
그들과 나 모두를 변화시킨 투쟁
: 20년차 생활재활교사 김만순 | 144
들릴 때까지 듣는 태도
: 간호조무사로 일한 생활재활교사 권영자 | 154
탈시설 당사자가 보여준 길
: 탈시설을 지원한 사회재활교사 정영미 | 164
탈시설이라는 시작점
: 프리웰 초대 이사장이 된 사회복지 연구자 박숙경 | 178
시설 종사자의 탈시설을 그리며
: 향유의집 마지막 원장 정재원 | 196
거주인이 말하다
나를 움직인 건 분노였어요
: 시설 비리 최초 고발자 한규선 | 212
시설이 참 작고 초라해 보였어요
: 비리 투쟁에 합류해 탈시설의 권리를 외친 김동림 | 230
자립생활에도 공동체가 필요해요
: 10년차 자립생활인 황인현 | 242
이곳을 나가는 게 좋아요
: 탈시설을 앞둔 거주인 문영순 | 260
시설과 탈시설, 반반의 마음이에요
: 마지막 탈시설 주자 양남연 | 270
아무래도 거기 있을 때가 더 좋았지
: 탈시설을 반대했던 거주인 이정자 | 286
부록
연혁 | 311
향유의집 폐지, 그 이후 | 314
해제 프리웰 사람들이 쏘아올린 탈시설의 지도 _ 전근배 | 336
한국사회 최초의 장애인 거주시설 폐지 사례: 비리·인권 침해 고발에서 탈시설운동까지
한국사회 최초로 스스로 문을 닫은 시설이 되기까지, 사회복지법인 프리웰(구 석암재단 산하 시설 향유의집(구 석암베데스다요양원 거주인과 임직원은 장장 12년에 걸친 투쟁 과정을 통과했다. 그 결과 2021년 3월 3일 모든 거주인이 탈시설을 마쳤고, 4월 30일 향유의집은 설립 3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향유의집을 폐지하기에 앞서 탈시설 장애운동가들은 2009년 옛 비리 세력을 몰아내려 애쓰며 석암재단을 사회복지법인 프리웰로 탈바꿈했다. 새로이 운영권을 쥔 이들은 시설 내부로 들어가 거주인들의 탈시설을 적극 지원했다. 그저 ‘탈시설’만이 아니었다. 거주인은 물론 그들과 오랫동안 함께해온 직원들까지,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탈시설’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한때 120명 이상의 거주인을 거느렸던 대형시설이 폐지되기까지의 과정은 놀랍고도 험난했다. 처음에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이 싸움이 시설 자체를 거부하는 지난한 투쟁의 시작이라는 것을. 재단 측의 비리와 횡령, 인권유린 행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시설에 복귀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나리오였다. 실제로 2007~2008년 석암베데스다요양원의 거주인과 직원들은 거주인의 장애수당을 오랜 시간 갈취하고 각종 학대 행위를 일삼아온 석암재단 운영진 일가를 퇴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내부에서는 장애 당사자 조직 ‘석암재단 거주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석암 비대위와 직원 조직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공공노조 사회복지지부 석암재단지회’(석암 노조가 꾸려졌고, 외부에서는 시민사회 연대조직인 ‘석암재단 비리척결과 인권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석암 공대위가 조직되어 비리 책임자 1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거주인들을 둘러싼 세계는 이미 손쓸 수 없이 달라지고 있었다. 2009년, 비리 척결과 인권 보장, 재단 이사진 전원 교체를 요구하며 싸우던 일부 거주인들은 문제가 해결되자 보란 듯 시설을 박차고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