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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바흐는 바흐다 : 시공을 넘은 바흐 수용사
저자 나주리
출판사 모노폴리(상락
출판일 2022-04-18
정가 18,000원
ISBN 9788991952676
수량
1. 바흐 사후 반세기, 18세기 후반기의 바흐
2. 포르켈의 바흐, ‘시대와 역사를 초월하는 최고의 고전주의자’
3. 멘델스존의 <마태수난곡> 바흐 사후 초연의 배경, 실제, 그리고 결과
4. 베토벤 후기 현악4중주의 대위법적 언어, 그리고 바흐
5. 로베르트 슈만의 ‘바흐에 대한 경의’: op. 60
6.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전수와 수용
7. 힌데미트의 <음의 유희>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8. 20세기의 바흐 수용과 바흐상
9. 20세기 회화의 ‘바흐 르네상스’
10. 20세기 음악과 회화의 푸가
11. 21세기 대중음악가의 바흐 수용: 스팅의 경우
책속으로

바흐의 교회칸타타들은 그의 사후에 라이프치히에서조차 쉽게 들을 수 없었다. 바흐의 성악 작품 대부분이 그렇게 세인들의 귀에서 멀어졌다. 기악 작품들 역시 새로운 기운을 띠며 곳곳으로부터 밀려든 음악 양식들의 희생물이 되었다. _120p.

슈피타는 바흐를 위대한 교회음악 작곡가로 정의하고 서술함으로써 새로운 바흐상을 제시했다. 즉 그는 바흐의 교회음악 작품들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했고, 그렇게 세속칸타타를 바흐 음악의 진정한 본질을 천명하는 교회칸타타의 습작으로 간주했다. 사실 슈피타의 이 바흐상은 당시 독일인들의 둔세적이고 신비주의적인, 혹은 종교적인 세계관에 기인한다. _171p.

낭만주의 시대 초기부터 미술가들은 바흐를 뒤러와 비견하면서 독일 음악의 거장, 견고한 형식을 갖춘 예술의 ‘아버지’로 여기며 경탄했다. 20세기에 들어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라는 ‘개념’은 새 시대의 예술가들에게 ‘살아있는 거상’의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들은 격변의 시대를 살며 바흐의 음악에서 완벽한 구조성, 절대성, 규칙성, 견고함, 순수성을 보았다. _208-209p.

바흐 수용사의 흐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놓은 포르켈의 업적은 ‘고전주의자’, ‘독창적 천재’로서의 바흐상을 창출한 것이다. 그는 바흐의 양식과 감정양식의 비교를 통해 바흐 음악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나아가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영원히 생명력을 유지할 절대적 예술 가치를 지니는 작품, 인문주의적 이상에 부합하는 작품을 생산해낸 ‘고전주의자’ 바흐를 역사에 자리매김케 했다. _45p.

블루메는 “최고의 칸토르 바흐, 독창적인 성직자, 신실한 루터교도 바흐는 전설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하면서 신앙심 깊은 교회음악가로서의 바흐를 부정했다. 그리고 생애 마지막 20년 동안의 바흐를 순수한 음악가 겸 선생으로 규정했다. 그에게 바흐는 인간적이고 시대의 조류에 순응한, 자신의 직책에 충실한 음악가였다. _189p.

바흐의 음악은 당대 화가들이 지향한 추상적 회화, 엄격하게 조직된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