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꽃을 사랑하게 된 한 여자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
“꽃들은 매일 아침 새로 피어났어”
한 번도 식물을 좋아해본 적 없던 주인공이 어느 날 정원에 피어난 하얀 꽃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이름 모를 그 꽃을 아침저녁으로 살피며 마음을 쏟는 여자. 일찍 일어나 날마다 물을 주고 어디선가 들은 대로 흙도 고르며 그녀 앞에 피어나는 꽃들에 마냥 기쁜 날들이 펼쳐진다.
“무언가를 망치는 사랑도 있는 걸까”
그러던 어느 날, 새로 핀 꽃이 하나도 없더니 피어 있던 꽃들도 하나둘 시들기 시작한다. 물을 너무 많이 준 걸까? 무언가 놓친 걸까? 자책과 질문의 차디찬 밤들이 이어지는데…
꽃을 돌보는 기쁨 뒤에 시들어가는 존재를 보는 슬픔이 따라오고. 한 존재를 온전히 알아가며 행복해하고 괴로워하는 모든 순간이 섬세히 펼쳐진다. 그 후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대와는 어긋나는 순간 비로소 피어나는 사랑의 의미.
“꽃은 여전히 여자와 함께였어”
떠났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 가질 수 없지만 함께인 것. 사랑의 은유로 직조된 다비드 칼리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더불어 모니카 바렌고가 그려낸 인물의 표정, 손길, 몸짓을 바라보다 보면, 내가 아주 잘 아는 어떤 마음의 모양이 페이지 사이사이를 채우고 지난 경험이 하얀 꽃처럼 다시금 피어난다. 사라지지 않고 나와 함께해온 것들이.
사랑이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하다면, 한 존재가 자신과 다른 존재를 진정으로 만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끝없이 탐구하는 데에, 내 정원에서 너의 정원으로 한 뼘 더 넓어지는 데에 있지 않을까. 어느 때보다 사랑이 필요한 날들에 권하는 아름다운 그림책.
모니카 바렌고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2012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모니카 바렌고는 바랜 듯한 세피아 톤에 색연필의 섬세한 질감, 작품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식물과 동물, 서툴고 꿈꾸는 듯 보이는 인물, 빈티지한 사물 묘사로 따듯하고 부드러운 그림 세계를 선보이는 아티스트입니다. 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