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004∥부처님은 왜 주지직을 수락했을까 010∥정법을 오래도록 머물게 하라 013∥ 주지는 복이 있어야 한다 016∥ 백장선사와 위산 영우스님의 복놀음 019∥위산 영우스님이 대위산을 차지하다 022∥드디어 천하제일의 사찰을 완성하다 025∥주지는 갇혀 있는 새와 같다 028∥세력을 부리면 시기와 모욕을 받게 된다 032∥주지는 솔선수범해야 한다 036∥삼십 년 동안 탁발로 대중을 시봉하다 040∥좋은 수행 환경을 후학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043∥‘법’이 ‘밥’보다 우선해야 한다 046∥주지의 자질론 050∥떠내려오는 나물 한줄기에서 법을 보다 054∥공과 사를 제대로 구별해야 한다 058∥겉보리 서 말만 있으면 말사 주지는 하지 말아라 062∥차나무를 베어버리다 066∥구들장을 파버리다 069∥법의 체면을 지킬 수 없으면 떠나야 한다 073∥주변 사람을 잘 관리해야 한다 077∥ 언제나 초발심으로 081∥호가호위 085∥친인척을 멀리하라 089∥조실급 주지, 원주급 주지 093∥공찰과 사찰 097∥늙고 병든 이를 편안히 머물게 하라 100∥살림살이와 깨달음 104∥평등심을 가져야 한다 107∥따로 주지실을 짓지 않다 109∥주지 노릇은 번거로움이다 113∥생태 환경 사찰과 주지 116∥명예, 마지막까지 떨쳐야 할 집착 119∥사찰을 창고로 개조하려는 것을 막다 122∥사치하지 말라 126∥토굴 주지의 자격 129∥운력과 부역 133∥신도외호, 국가외호 137∥도덕적 위의, 권세적 위의 141∥자리를 사고파는 것은 부당하다 145∥중도의 주지법 149∥사람을 사귐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152∥전임자를 예우하라 155∥주지직을 여덟 번 거절한 이유 158∥주지직을 다시 돌려주는 법 161∥새로 온 주지가 못마땅하여 165∥대중 뒷바라지를 잘해야 168∥뒤끝이 없어야 한다 171
《왜 부처님은 주지를 하셨을까?》
◎ 주지가 뭐기에!
사실, 부처님 재세 시에는 주지라는 직책이 없었기에 주지직을 놓고 이러니저러니 말 나올 일이 없었다. 수행자들은 한 곳에 사흘 이상 머물러선 안 되었다. 더욱이 지붕 있는 곳은 절대 금물! 이런 사정이었을진대 어찌하여 2500여 년이 지난 지금 ‘주지’는 불교를 대표하게 되었을까?
저자인 원철스님은 말한다. 선사도, 강사도, 대중도, 심지어 동냥 얻으러 온 거지조차도 주지 타령이라고. ‘승려의 꽃은 주지’라고 주장하는 모 대덕 스님도 있는 마당에, 우리의 부처님께서는 무슨 마음으로 기원정사에 주석하시어 첫 주지직을 맡으셨는지, 옛 선사들께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주지 소임을 어찌 보셨는지 그 깊은 뜻을 한번쯤 새겨 볼 시점이다.
◎ 선어록에 나타난 선사들의 주지 비결은? - 오는 모습도, 가는 모습도 쿨할 뿐!
한곳에 머물러 도량을 살펴야 하는 주지 소임과 머물고 싶을 때 머물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는 선사들의 모습은 일단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선어록에 기록된 주지 소임을 맡은 스님들의 면면을 보면 역시 ‘선사’답다.
주지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이는 중국의 백장선사이지만 그는 주지직에 연연하지 않았다. 대위산이라는 곳의 산중 주인이 될 수 있었지만 그 터가 당신과 맞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에 바로 마음을 접는다. 임제종 황룡파를 일으킨 혜남선사가 황룡사 주지로 오기 전에 그 총림의 체제와 규격을 갖춘 이는 지금 이름조차 남아 있지 않는 어느 스님이었다. 사람들이 선(禪도 모르면서 무엇에 쓰려고 그리 열심히 살림을 갖추느냐는 비아냥거림에 능력 있는 사람이 스스로 찾아오게 될 거라고 말하며 선원이 다 지어졌을 때 혜남선사를 주지로 청했던 것이다.
공과 사를 철저히 따져 주지가 된 스님도 있다. 창고 담당 소임을 맡고 있던 자보스님은 스승인 사계선사가 감기가 들어 약을 달이기 위해 생강을 얻으려 할 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