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랑 악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으르렁! 동생》은 어느 날 문득 엄마의 잔소리에 대답 대신 ‘으르렁!’이라고 말하는 동생이 신선했던 오빠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한 번은 신선했던 ‘으르렁!’이 시도 때도 없이 반복되면 짜증나고 싫을 만도 하지요. 유치원에 가 있는 동안은 조용할 거라고 생각하는 장면에서 동생을 헤아리려는 오빠의 마음이 읽힙니다. 한편으로는 으르렁거리는 동생을 따라하고 싶기도 하고, 호랑이에 대적할 만한 악어가 되어 보기도 하는 두 살 터울의 오빠입니다. 오빠 역시 아직은 어리고 천진난만한 모습이지요. 손혜진 작가는 개성 넘치는 동생 때문에 더 소심해 보이는 오빠의 감정을 꼬리로 표현했어요. 오빠 수달의 꼬리가 장면마다 어떻게 변하는지 찾아보는 것도 《으르렁! 동생》을 보는 재미일 거예요. 호랑이랑 악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상상하면서 말이에요.
으르렁, 으르렁! 행복한가요?
《으르렁! 동생》은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이야기만큼이나 그림이 역동적입니다. 크라프트지의 질감을 살린 바탕에 노란색과 오렌지색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또래의 남매를 키우는 집이 그렇듯 조금은 어수선하고 그림 속에서 쿵쾅, 쿵쾅 발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오렌지색 옷을 입은 동생의 걸음은 경쾌합니다. 으르렁거리는 입은 목젖이 보일 만큼 크게 벌렸습니다. 반면 소심한 오빠는 검은 옷을 입고 불편한 상황에서는 엄마 뒤에 숨거나 선인장이 되고 싶다고 표현합니다. 엄마와 동생 사이에서 조금 느린 걸음으로 눈치를 볼 때도 있지요. 동생과 오빠 사이를 오가는 작가의 시선도 같은 목적지를 향해 나름의 속도를 유지하지요. 정말 못 말리는 동생이지만 엄마 품에 안겨 잠을 청할 땐 우주만큼 큰 사랑을 느끼기도 하지요.
《으르렁! 동생》이 향하고 있는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서로 다른 각자의 개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만들어갈 행복이 아닐까요? 《으르렁! 동생》은 어디에도 정답이 없고, 오늘도 여전히 연습 중인 육아를 하고 있는 세상 모든 엄마를 응원하는 작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