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를 펴내며
이 책을 읽기 전에
작품 읽기
심생전 - 심생과 여인의 애절한 사랑
협효부전 - 어느 산골 효부와 호랑이
수칙전 - 자신을 꼭꼭 가둔 궁녀
협창기문 - 의협심이 있는 기녀
이홍전 - 협잡꾼의 좌충우돌 사기극
신병사전 - 죽은 혼령의 편지
최생원전 - 귀신이 벌벌 떠는 최 생원
이야기 속 이야기
조선 시대 청춘 남녀의 사랑 - 통념을 넘어 자유의지로
인간과 호랑이 - 무섭거나 인간적이거나
궁녀와 기녀 - 제도가 낳은, 자유를 박탈당한 여성들
조선 후기 사기꾼들 - 속이거나 골탕 먹이거나
이야기 속 귀신 - 여전히 삶의 한쪽에 자리한 존재 94
깊이 읽기 ? 소외된 지식인과 조선 후기 하층민의 세계
함께 읽기 ? 소소한 글에 담긴 특별함은?
참고 문헌
<심생전> - 자유의지로 넘을 수 없었던 신분의 벽
<심생전>은 조선 후기 청춘남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청년 심생과 아리따운 여인과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과 죽음을 다룬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고전소설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남녀 간의 결연’과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신분을 넘어선 사랑인 데다가 당사자들의 의지로 만남과 사랑을 이루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심생은 길을 가다 우연히 한 여인을 보게 되고, 첫눈에 반해 그녀를 뒤따라간다. 여인이 사는 집을 알게 되어 매일 밤 그녀의 방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고, 스무날 밤이 되었을 무렵 여인의 부름을 받는다. 심생은 양반가 자제이고, 여인은 중인의 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그들의 자유의지에 따라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함께하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심생은 부모에게 그 뜻을 전하지 못했고, 부모의 명으로 절에 들어가 과거 준비를 하게 된다. 그렇게 둘은 이별하고, 여인은 세 가지 한을 유서에 담아 심생에게 전한 후 죽음을 맞는다. 이후 심생도 공부를 그만두고 무관직에 종사하다 일찍 죽고 말았다.
심생과 여인의 사랑은 죽음으로 인해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마치 그 죽음이 당시 통념과 제도에 대한 저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짧은 이야기 속에 담긴 심생과 여인의 모습을 통해 조선 후기 남녀의 달라진 의식과 변화된 사회의 모습, 그리고 작가 이옥의 시선을 만나보자.
조선 후기, 남다른 중하층 인물들의 삶을 담은 이옥의 한문 소설
이옥은 조선 후기에 활동한 문인으로, 대표적인 소품문 작가이다. 소품문(小品文은 18세기부터 유행한 글쓰기 방식으로, 형식이나 소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글을 일컫는다. 이옥은 다양한 인물과 사물뿐 아니라 곤충과 벌레까지도 글의 소재로 삼았다. 이 책에 실린 일곱 편의 글은 이옥의 인물전을 모은 것이다. 청춘남녀의 사랑을 다룬 <심생전>, 효성스러운 며느리와 호랑이의 이야기를 담은 <협효부전>, 30년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