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봄날의 경고
백두 대간
첫나들이폭포
봄날의 경고
탑 밑에 사는 할배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멸종
늑대가 돌아오면
망명 1
망명 2
풍년새우
지붕 1
지붕 2
지붕 3
제2부 이번 시즌은 망했다
이번 시즌은 망했다
이번 생은 망했다
낮은 문
목욕탕에서
숟가락
도라지꽃
폭풍 전야
사랑
돌고 돈다
기다립니다
세 사람
독사보다 무서운
봄 숲
먼 길
제3부 세 개의 이름
기차표
지갑
라과디아 판사
윤이상의 요강
화가
간디
호랑이 시식회
신문
백발노인 강우규
덕유산 호랑이
우종수 약전
세 개의 이름
김형률
길
제4부 나는 느리다
어느 교장 선생 훈화 말씀
전설 1
전설 2
안아 주었다
꿈
시인 1
시인 2
시인 3
보길초등학교 돌담
망덕 포구
첫사랑 1
첫사랑 2
나는 느리다
벌레처럼
해설
시인의 말
과거와 현재, 나와 우리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시
시와 동시의 경계를 넘나드는 색다른 소재와 독특한 발성으로 동시의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동시를 꾸준히 선보여 온 남호섭 시인의 청소년시집 『이제 호랑이가 온다』가 출간되었다. 아이들의 ‘세상 구경’ 이야기를 담은 동시집 『벌에 쏘였다』(창비, 2012 이후 10년 만에 펴내는 시집이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는 자연의 순리, 과거와 현재의 삶이 만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 이야기, 그리고 산청 간디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추억 등 ‘눈으로 읽고 귀로 들은’ 다채로운 이야기를 일상의 평이한 언어가 실린 감성적인 목소리로 들려준다. 따뜻한 서정 속에서 “단호한 단어나 빛나는 문장 대신 오밀조밀 혀를 내미는 이야기들”(송선미, 해설이 오래도록 가슴속에 여울진다.
곰 한 마리가
지리산을 탈출했다
사람들 마을에 둘러싸여
섬처럼 갇혀 있던
지리산
끊어진
산길을 잇고
고속 도로를 가로질러
곰 한 마리가
백두산으로 뻗은
길을 찾았다
오소리 너구리 담비
멧돼지도 가고
호랑이가 온다
그 길을 따라
―?백두 대간? 전문(10쪽
자연과 교감하는 느림의 삶
전통 서정에 바탕을 둔 남호섭의 시는 따뜻하고 편안하다. 어린아이와 같은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길은 다사롭고, 자연을 노래하는 숨결은 “산마루에서/햇살 쏟아지”는 봄날 “골짝이 부풀고/폭포가 터”(?첫나들이폭포?지듯 생동하는 기운으로 활기차다. 시인은 언제나 “새로 시작되는 이야기”(?봄 숲?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긋나긋 들려주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깃든 삶의 오묘한 이치를 일깨운다. “지붕 없이/사는 새들”과 “지붕 없이/못 사는 사람들”이 “지붕 아래/같이”(?지붕 2? 사는 모습에서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즐거움을 느끼고, “느릿느릿/꽃 피는 봄 길”을 걸으며 “팔랑팔랑 나비 뒤로/작은 꽃들 웃는” 모습도 눈여겨보고 “쉬엄쉬엄 가/대지의 조용한 목소리”(?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