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그냥 함께 걷는 사이예요”
: 좋아하는 반려견과 느릿느릿 동네 한 바퀴를 함께 걷는 사이 차오르는 행복감
오늘도 ‘나’는 좋아하는 개 ‘무세’와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익숙한 동네를 함께 걷는다. 꼭 가야 할 곳도 없고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없으니, 급할 것도 전혀 없다. 다른 사람들이 앞질러 가도 상관없다. 둘이서 함께 걷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다.
『걷는 사이』는 어린아이와 나이 든 개의 소박한 산책길을 따라간다. 특별한 인물도, 대단한 사건도 없지만, 느릿한 두 존재의 시선으로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마음 가득 행복감이 차오른다. 모두가 앞서 나가기 바쁜 일상에 나와 발걸음을 맞춰 걷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사랑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지 담백한 글과 다정한 그림이 두 주인공의 느릿한 걸음과 보폭을 맞춘다.
● “무세는 아주아주 착한 개라서, 나도 무세에게 착하게 굴고”
: 서로 좋아해서 서로 닮아가는 관계, 우정에 대한 이야기
어린아이인 ‘나’와 나이 든 개 ‘무세’는 닮은 구석이 많다. 바깥에 나가서 바람 쏘이는 것을 좋아한다. 걸을 때는 자주 한눈을 판다. 그래서 발걸음이 느리다. 풀밭에 앉아 샌드위치 도시락 먹기를 좋아한다. 바람이 불어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그러나 씩씩하게 나아간다.
아이는 무세를 좋아하기 때문에 점점 더 무세를 닮아간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오래 바라보게 되고,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 점을 더 좋아하게 되고, 저절로 그 점을 닮게 된다.
“무세는 아주아주 착한 개라서 물지 않아요. 그래서 나도 무세에게 착하게 굴고, 그러면 무세는 더 착해져요. 그러면 나는 무세에게 더 착해지고요.”
서로에게 점점 더 착하게 구는 아이와 개를 바라보다 보면, 책을 읽는 이들마저 아주아주 착해지는 기분이 든다.
● “무세가 내 개라면 정말 좋을 거예요”
: ‘내 개’가 아니라도 ‘짝이 되는 동무’가 될 수 있는 존재, 반려견에 대한 새로운 정의
아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