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숲』
어느 이름 모를 숲에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가 서 있습니다. 둘이 어떤 사이인지, 어디에 사는지, 하루 중 어느 때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흔히 아주 간편하게 묻고 답하는 기본 정보가 여기엔 없습니다. 그림책은 곧바로 아저씨와 아줌마가 무얼 좋아하는지부터 시작합니다.
아저씨는 울룩불룩한 근육에 새들 무등 태워 주기를 좋아합니다. 다친 아기 새를 치료해 주고 아기 새가 얼른 나아 날 수 있도록 날기 연습을 도와줍니다. 아줌마는 개미를 밟을까 봐 뒤뚱뒤뚱 걷다가 아예 개미가 지나갈 때까지 멈추고, 개미가 잠들 때까지 기다려 주다가 자기가 먼저 잠이 듭니다.
큰 어른들의 예상 밖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합니다. 글은 담백하게 이야기 진행에 꼭 필요한 몇 마디만 전하는데, 나머지는 모두 그림이 만들어 냅니다. 아저씨의 눈짓, 턱 모양, 어설프게 달려오는 모습, 새의 고갯짓과 아줌마가 잠든 풍경, 개미가 날라다 준 연두색 이파리들이 다정다감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이야기를 성큼성큼 끌고 갑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감각적인 붉은 몸과 벗은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인물들의 태연함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감상하는 내내 기분 좋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호수』
어느 이름 모를 숲속 호수에 뚱보 아줌마가 수영하러 옵니다. 호수 앞에 서서 물에 한 발 들여놓을 때까지 뚱보 아줌마의 준비 운동은 4장면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몸동작을 연결해 보여 주는 그림의 긴밀한 호흡 덕분에 아줌마가 어떤 성품의 사람인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뚱보 아줌마는 물고기들 놀랄까 봐 조심조심 물에 들어가고, 물에 빠진 개미를 건져 주거나 물고기 간지럽히기를 좋아합니다. 물 밖으로 얼굴만 내놓거나 물 위에 가만히 떠 있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렇게 가만히 떠 있는데, 잠깐 쉬어 가도 되냐며 수달이 말을 겁니다. 그럼 또 뚱보 아줌마는 가만히 수달 떼에게 배를 내어 줍니다. 다 함께 느긋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