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592년 임진년
1월 임진년 정월 전라좌수영
- 연일 보수되는 성벽과 해자
2월 지치지 않는 일 중독자
- 매잡이와 5포에 핀 꽃
3월 거북선
- 천,지,현,황 - 조선의 화포를 품다
4월. 임진왜란의 발발
- 무인지경(無人之境인 조선의 땅
5월. 옥포에서 건진 네 살 바기 소녀
- 사천의 포구가 적의 피로 물들
6월. 당포해전, 생환한 울산 여종 억대
- 당항포에 수장된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
7월. 한산 해전, 학이 날다
- 역사에 기록되는 19명의 조선수군
8월. 잃어버린 한가위
- 왜 수군의 본진을 향하여
9월. 부산포 해전, 조선인이 주고받는 화살과 편전
- 남해를 지키는 만호 정운의 혼령
10월 편지
- 벗과 나라를 향한 마음
12월 도탄에 빠진 백성
- 마침내 이별할 가족조차 없다
1593년 계사년
1월 피난민의 이중성
- 군량이 없으면 승리도 없다
2월 웅포해전
- ‘태산처럼 신중하라’, 그러나 상처 입은 승리
3월 웅포 바다로 뛰어든 사천의 여인
- 한산도에서 맞은 좌수사의 생일
4월 광양 현감, 어영담
- 무너진 울타리, 심장으로 흘러드는 독
5월 떠다니는 수군 사령부(1
- 여인과 뱃놀이를 즐기는 장수
6월 떠다니는 수군 사령부(2
- 풍전등화(風前燈火, 진주성!
7월 한산도, 남해의 화점(花點
- 삶과 죽음, 바다와 하늘이 한 빛인데.
8월 왜국에서 탈출한 제만춘
- 화적과 양민의 차이
9월 병사를 다독이며
- 조선의 정철총통
10월 삼도수군통제사
- 예견된 원균과의 갈등
11월 용감한 3명의 조선 여인
- 외로운 수군, 파직된 광양현감
12월 수군만의 무과 시험
책 속에서
장대에 묶인 낫과 창, 갈고리가 연못의 물고기를 잡아내 듯 사냥감에 쏟아진다. 바다는 금세 피로 물든다. 평생 알지 못하던 두 사람이 죽고 죽이며 찰나의 인연을 맺는 것이다.
p.55 ? 임진년 6월 기사, ‘당포 해전’중에서
부모는 자식과 헤어지고, 자식은 부부간에 헤어지고, 결국 그 자식의 늙은 부모마저 끌려가면서 어린 손녀는 비로소 더 이상 헤어지는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된다. 외톨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p.77 ? 임진년 12월 기사, ‘도탄에 빠진 백성’중에서
이달 들어 봄기운이 완연하다. 병사들의 가슴에는 아지랑이와 더불어 봄기운의 신명이 지핀다. 바로 밭을 갈고, 보리에 거름을 주고, 파종을 준비하는 농사꾼의 본능이 주체할 수 없이 솟아오른다. 하지만 병영에 매인 몸, 집안일은 모두 아내의 몫이다. 전란 통에 겨우 지켜낸 아이들을 건사하며 하루 종일 논과 밭을 오가며 먹지 못한 얼굴은 노랗게 떠 있을 것이다. 몸은 군영에 있지만 마음은 고향의 논밭과 가족으로 향한다.
p.240 ? 병신년 2월 기사, ‘고향을 그리는 병사’중에서
바다 속 왜병을 최후까지 찾아내 도살하는 전투의 막바지, 조선 수군의 광기어린 살기로 한낮의 여름바다가 서늘하게 식고 있다. 짚단과 불화살, 신기전이 왜선을 향해 날아가고, 편전과 화살이 숨 돌릴 틈 없이 바닷물을 가르고, 갈고리와 낫이 계속 바다를 찍어댄다. 낫에 찍힌 푸른 바다는 금세 시뻘건 피를 흘린다.
p.353 ? 무술년 7월 기사, ‘절이도 해전’중에서
깨진 왜선이 노량 해역 일대에 멈추면서 적과 우군을 구별하기조차 어려운 혼전(混戰의 양상, 조총의 철환은 사방에서 날아온다. 포기한 고향 길, 무기력과 절망감이 이 밤 내내 죽음 길의 동행을 집요하게 찾는다. 가리포첨사 이영남의 투구에 철환이 박힌다.
p.364 ? 무술년 11월 기사, ‘노량 해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