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이끄는 글
Ⅰ 장소를 발견하다
: 1920-40년대 월경(越境하는 여행자-이방인의 초상 21
◆ ‘파리(paris’의 장소기억과 여행자 정체성
1. 신여성 나혜석의 구미여행
2. 여행자의 욕망과 정체성: ‘길 위’의 이동하는 시선
3. 파리의 장소기억: 실존적 진정성 체험
4. 진정성과 일상성의 충돌
◆ 망명도시의 장소상실과 좌초하는 코즈모폴리턴의 초상
1. 주세죽, 코레예바, 한베라
2. 붉은 연애와 코즈모폴리턴, 유동하는 정체성
3. 유실된 유토피아, 상상의 노스탤지어
4. 망명도시의 망상과 환대의 오인
◆ 유학과 이주라는 낯선 사건과 낯익은 시선
1. 근대 여성 지식인 최영숙과 주세죽의 21세기적 재현
2. 《검은 땅에 빛나는》: 통속의 감성회로와 누락된 자의식
3. 《코레예바의 눈물》: 멜로드라마적 과잉과 적연赤戀의 판타지
4. 결핍과 과잉의 서사권력
Ⅱ 장소를 감각하다
: 1950?1980년대 이국체험과 여행 글쓰기
◆ 여성해외기행문의 문화번역 방식과 젠더 글쓰기
1. 여성 여행담론의 젠더적 특성
2. 차이의 공존, 탈-로컬의 욕망: 1950년대 모윤숙과 김말봉
3. 접촉과 교감, 풍경과 생활의 발견: 1960-70년대 손소희와 손장순
4. ‘다시 쓰기’의 윤리와 감성지리
◆ 새로운 ‘통속’으로서의 아메리카니즘과 ‘교양’ 메커니즘
1. 1950년대 미국 판타지와 김말봉의 《방초탑》
2. 여행과 연애, 미국을 소비하는 낭만적 형식
3. 차이와 배제, 교양을 소환하는 여로 구조
4. 대중의 욕망과 멜로드라마의 문법
◆ 기억의 토포스, 존재의 아토포스
1. 전혜린과 독일 토포필리아
2. 기억의 토포스, ‘슈바빙적인 것’의 의미
3. 존재의 아토포스, 고향 상실의 징후들
4. 독일 토폴로지와 귀향으로서의 글쓰기
◆ 낭만과 탈낭만의 경계에 선 여성 여행서사
1. 여성의 여행과 여행서사의 젠더성
2.
《여행·젠더·장소-한국여성 여행서사의 장소감수성》은 여행이라는 범주에서 젠더 정체성과 장소 정체성이 맺는 상호관련성을 규명해 감성의 지리학을 구현하는 윤리적 문화번역 텍스트로서 여성 여행서사를 계통적으로 독해한 연구서이다. 그동안 한국 여성 여행서사를 대상으로 여성 여행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여성의 장소 경험 방식과 장소 감수성을 바탕으로 여행의 젠더적 성격을 규명한 첫 시도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저자는 ‘여행’, ‘젠더’, ‘장소’라는 주제가 서로 엮이고 섞이면서 문제의식을 확장해가는 동심원들 속에서 여행의 의미를 재사유하고, 여행의 젠더적 성격과 의미를 이해하고, 여행에서 젠더와 장소가 맺는 상호구성적인 관계를 파악하고자 했다. 이런 접근법을 통해 저자는 젠더와 장소가 상호 관계 맺는 가운데 여행의 성격이 유동적으로 구성되어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재구해간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여성주의적’ 여행의 의미와 가치를 발굴하고, 이 같은 여성주의적 가치와 원리가 21세기에 요구되는 삶의 기본적 태도이자 감수성이란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로써 저자는 모든 경계의 ‘사이’에서 탈장소성과 무국적의 정체성이라는 역설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실존을 증명하고자 했던 여성 젠더의 존재방식과 이를 증언하는 행위로서 여행 글쓰기의 의미를 확인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
1부 장소를 발견하다: 1920-40년대 월경하는 여행자-이방인의 초상에서는 근대 여성 지식인 나혜석, 주세죽, 최영숙의 여행, 이주, 유학 기록들을 통해 한국 최초의 여성 여행자-이방인의 모습을 복원하고 있다. 근대의 제한적이고 고정된 정보의 틀 안에서 선험적인 대상으로 존재하던 세계에 관한 지식과 각 장소의 의미를 여성의 차별화된 인식과 사유, 감각으로 다시 ‘발견’했다는데 주목하였다.
2부 장소를 감각하다: 1950-1980년대 이국 체험과 여행 글쓰기에서는 장소 감수성 개념을 통해 해방 이후 여성 지식인들의 여행담론에 나타난 이국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