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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레비나스와의 대화 : 에세이와 대담
저자 에마뉘엘 레비나스 외공저
출판사 두번째테제
출판일 2022-04-20
정가 15,000원
ISBN 9791190186216
수량
들어가며 7
주체의 탄생 15
“나는 네 것이다” 44
철학의 도덕 60

레비나스와의 대담_ 프랑수아 푸아리에 63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텍스트
비지향적 의식 191
앙리 네르송 208

연대기 211
인명 및 용어 해설 217
옮긴이의 말 235
- 본문 중에서 -

중요한 것은 유죄 발의 개념에 앞서는 책임의 개념입니다. 분명한 유죄성! 내가 타인을 알기조차 전에, 절대 일어나지 않았던 과거 안에서 타인과 관계가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매우 중요한, 유죄성 없는 이 책임. 마치 타인이 ‘내’게 항상 중요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마치 타인의 낯선 조건이 ‘나’와 명백히 관계가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나’는 윤리적으로 타인이 ‘나’와 관련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제도와 정의는 물론 부단한 책임을 경감시켜 줍니다. 그러나 정치적 질서, 좋은 정치적 질서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책임이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이것을 끝까지 생각한다면, ‘나’는 타인의 죽음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타인의 죽음에 그를 홀로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비록 ‘내’가 그의 죽음을 막을 수 없을지라도 말입니다. 저는 이것을 항상 “너는 결코 죽이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로 설명했습니다. “너는 결코 죽이지 않을 것이다”는 단지 이웃의 가슴에 칼을 찔러넣는 것을 금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_ 본문. 126쪽.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레비나스는 인간의 선함, 인간의 인간성을 바실리 그로스만이 쓴 『삶과 운명』이라는 소설의 장면을 차용하여 말한다. 가장 비인간적인 처지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상황의 묘사, 레비나스는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이 선함에 주목한다. 총칼이 난무하여 사람의 목숨이 나뭇잎 떨어지듯 하는 전쟁 상황 속에서, 타자를 적으로서 악을 악으로 갚기보다 선으로 되돌려주는 인간의 성스러움을 레비나스는 본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던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다시금 레비나스 철학을 떠올리게 한다. 전쟁 경험을 통해 체제나 정치의 변화만으로 전쟁을 막을 수 없음을 깨달은 레비나스는 타자의 자리를 침탈한 나의 이기주의를 타자의 죽음에 무관심함 없이 책임 있는 자로 전환하는 주체를 강조한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해! _ 본문 2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