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이 이렇게나 다정할 수 있다니!|
“안경자 작가님과 3년째 ‘산책 드로잉’을 하고 있습니다. 풀꽃이 지닌 작은 솜털 하나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식물이 자라 온 시간과 자라날 방향까지 그림에 담도록 가르쳐 주셨어요.”(김혜정, 숲해설가, 동네책방 꽃피는책 운영자
산책하면서 만난 풀꽃을 그림으로 그리는 일을 함께한 이의 말대로, 빈 종이 앞에서 쩔쩔매던 누구라도 안경자 작가와 함께라면 고운 풀꽃 한 송이 피워낼 수 있게 된다. 나물로만 먹을 줄 알았지 꽃이 핀다고는 한 번도 생각지 못한 쑥꽃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한 송이인 줄만 알았던 맨드라미가 수없이 많은 작은 꽃송이들이 더해져 만들어졌다는 것도, 따로 있으면 그리 예쁜 줄 모르는 여뀌도 모여 필 때 비로소 환하게 빛이 난다는 것도 오랫동안 풀꽃을 관찰한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도감에 그려진 풀꽃이 이렇게나 작고 순순할 수가, 이렇게 소박하고 아름다울 수가 있나 싶다. 이토록 다양한 초록을 누릴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귀하고 감사하다. 도감 전문 편집자 출신 기획자가 꼼꼼하게 진행했고, 충실한 취재와 오래 공들인 시간이 더해져 화가의 내공이 집약된 역작이 탄생했다.
|동네 풀밭을 함께 걷는 듯한 생태 화가의 풀꽃 도감|
“우리랑 살고 있는 풀이잖아요. 화려한 꽃보다 예뻐요, 내 눈에는.”
이 책에 그려진 81종 식물은 저자가 2년 동안 동네에서 만난 풀꽃이다. 가꾸지 않아도 계절마다 피어나는 작은 풀, 관상용으로 심어 길러서 화단이나 관공서 앞에서 볼 수 있는 식물, 저자의 추억이 담겨 반려 식물이 된 익숙한 풀꽃도 있다. 무엇보다 저자가 가장 예뻐하는 풍경은 여러 풀꽃이 모여 자라는 모습이다. 꽃을 본 계절 순서로 한 종 한 종 풀꽃 그림을 보여 주며, ‘모여 자라는 풀꽃’ 풍경 장면도 계절별로 그려져 있어 풀밭을 걷는 듯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다. 모여 있는 풀꽃 그림에서 각각의 식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같이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