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 7
◆ 동토에서 온 작가 21
◆ 베라 쿤데라 33
◆ “엘리트 1”, 혹은 삶은 다른 곳에 59
◆ “렌 2”, 혹은 삶은 다른 곳에 81
◆ 파리의 소설의 아틀리에 103
◆ 귀화 117
◆ 프랑스어로 소설 쓰기 131
◆ 드보라체크 사건 149
◆ 이별의 왈츠 159
◆ 감사의 말 175
◆ 옮긴이의 말 177
책을 통해서 살고 책 속으로 사라진 작가, 밀란 쿤데라그의 ‘내밀한 것’을 찾아 떠난 길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체코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프랑스에 정착한 후 언젠가부터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작가 밀란 쿤데라. 독자로서의 우리는 그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기억하고 지금도 여전히 읽고 있는데, <르 몽드> 기자인 이 책의 저자 아리안 슈맹은 밀란 쿤데라를 “자발적 실종자”로 여긴다. 쿤데라를 “지난 내 20년 동안의 저자”라고 말하는 슈맹에게 쿤데라의 삶은 ‘비극적’인 삶이다.
슈맹은 동구에서 서구로 쿤데라의 삶과 작품의 여정을 따라가며 여러 사람을 인터뷰하고, 쿤데라의 부인 베라 쿤데라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그야말로 ‘보물찾기’를 한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의 쿤데라를 파악하기 위해서 이제는 봉인이 풀린 옛 체코슬로바키아 비밀경찰국의 쿤데라 파일을 훑는다. 그녀는 음악가와 작가의 길을 병행하던 20대부터 현재까지 쿤데라의 삶의 필름을 되돌려본다. 작곡가이자 음악원 교수였던 아버지로부터 고된 수련을 받으며 음악가의 삶을 준비하던 시절, 16세부터 마르크스의 저작을 탐독하며 당의 청년 운동에 가담했으나 모스크바가 기획한 프라하 사태에 전율하여 당을 떠나게 된 것, 향토색이 짙고 투사적인 시를 쓰고 아폴리네르의 시집을 번역하던 시절,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결국 소설을 선택하게 된 계기, 그의 단편들이 당대 프랑스의 대표 지식인이던 사르트르와 아라공의 눈에 띄게 된 일, 그때부터 그의 프랑스행이 예견되었던 것 등, 이후 쿤데라의 삶의 방식을 설명해줄 열쇠들을 살펴본다.
소설 같은 운명의 작가
밀란 쿤데라의 이력을 잠깐 알아보자. 그는 1929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남부 지역에 있는 브르노시에서 태어났다. 오스트리아 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그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우며 음악적 분위기가 가득한 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아버지로부터 긴 두 손과 완벽한 귀를 물려받은 쿤데라는 당연히 음악가의 대를 이을 것으로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