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서장_호락논쟁 이모저모
조선의 3대 논쟁|송시열의 후예들, 시대의 물음에 답하다|핵심 주제들|또 다른 명칭, ‘인성물성人性物性 논쟁’
1장_논쟁 시작
1. 권상하와 제자들
송시열과 권상하|강문팔학사江門八學士|한산사의 봄을 기약하다
2. 한산사 논쟁
한산사 가는 길|한산사의 첫날|둘째 날 이후, 귀향
3. 논쟁은 서울에서도
김창협?김창흡 형제|남산처사 조성기|서울의 편지논쟁
2장_논쟁 주제
1. 성리학은 무엇인가
유학과 성리학|주자학의 성립|사단칠정논쟁
2. 호락논쟁의 3대 주제
미발未發, 마음의 정체|인성과 물성, 인간과 외물의 관계|성인과 범인, 인간의 변화와 평등
3. 논쟁 아래 맥락과 현실
관점과 맥락|이론은 이론, 현실은 현실
3장_학파의 형성
1. 정변의 소용돌이
병신처분|경종과 신축환국?임인옥사|낙향하는 호론, 쑥대밭이 된 낙론
2. 영조, 새 판을 짜다
탕평 선포|학學-정政 체제를 분리하라!|한원진의 기대와 좌절|영조와 낙론의 인연
3. 만남과 논쟁
이재, 내일을 준비하다|비래암 강학회|한천시 논쟁
4장_빛과 그늘
1. 호론의 최고봉 한원진
정학正學의 수호자|제2의 송시열을 꿈꾸며|《주자언론동이고》, 완전무결한 주자학
2. 낙론을 부흥시킨 김원행
서울 명문가의 후예|일상에서 찾는 진실한 마음|학문공동체 석실서원
3. 삼무분설三無分說, 호론의 날카로운 칼
변화의 기로에서|호론의 디스토피아|보편 사상의 가능성과 한계
5장_복잡해진 지형
1. 안팎에서 부는 바람
청, 제국이 되다|김창업의 《연행일기》|오랑캐들의 부상|이익과 유행, 조선을 흔들다|떠오르는
세속화의 도도한 흐름, 동아시아의 변화 소용돌이 속에서
이상을 좇았던 조선 선비들 이야기
조선을 읽는 새로운 틀-정치사 제도사 중심을 벗어난 사상사
책은 한마디로 전환기에 처한 왕국에서의 철학 논쟁을 다룬 것이다. 17세기가 저물고 18세기가 시작되던 시점은, 안으로 주자학으로 국가를 재건했던 시기가 끝나고 바야흐로 세속화가 진전하는 시기였다. 밖에서는 오랑캐로 멸시했던 청나라의 융성이 확연했다. 일본, 베트남 등도 신국神國, 남제南帝를 자처하기 시작했다. 안에서는 양반?남성에 비해 열등하다고 보았던 중인?서민?여성 등의 역량이 신장되었다. 오랑캐가 문명에 다가설수록 화이華夷 질서는 흔들렸고, 서민?여성이 성인이 될 가능성이 커질수록 명분 질서는 요동쳤다.
이에 대응해 조선의 선비들은 주작학적 질서와 명분으로 조선의 재건과 동아시아 변화에 적응하려 했다. 기존의 사단칠정 논쟁을 계승하면서도 좀 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주제, 즉 마음, 타자, 사람 일반의 문제에 매달렸다. 숙종 후반부터 순조 초반 붕당정치에서 탕평정치를 거쳐 세도정치가 정립되는 시기, 철학과 사회의 문제는 정치와 얽히면서 한 번 더 꼬였다. 논쟁의 최종 승자가 된 노론은 영조 대부터 북당北黨과 남당南黨, 시파時派, 벽파僻派 등으로 다양하게 분화하면서 학파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정치적 분쟁이 일어났다. 철학적 다툼이 조선의 정치?사회 흐름의 숨은 추동력으로 작동했던 것이다. 이처럼 조선 후기를 정치적 이해가 아니라 사상 중심으로 파악하기에 이 책은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다.
호락논쟁이란-호락호락하지 않는 호락논쟁
학자 외에 국왕, 정치인, 남인과 소론 학자, 때론 중인까지 왕성하게 참여한 호락논쟁湖洛論爭은 호론湖論(충청도의 노론 학자과 낙론洛論(서울의 노론 학자 사이의 논쟁이므로 이렇게 불린다. 이황, 이이가 주역이었던 사단칠정四端七情논쟁, 서인과 남인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