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캐릭터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케이크
숲속 손님들은 살아온 내력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니 재료도 달라야 해요. 달팽이랑 토끼랑 고양이는 먹는 게 다르잖아요. 주문한 이유도 생일 축하에, 사랑 고백에, 병문안에, 아무튼 제각각이니 생각할 게 한둘이 아니죠. 입맛도 취향도 다르고 주문한 사연도 제각각인 이웃들에게 비둘기 할머니는 어떤 케이크를 만들어 줄까요?
특별한 날 특별한 이에게 사랑과 감사, 응원과 격려의 마음을 전하는 케이크를 매개로, 우리가 두고두고 기억하고 기념하는 인생의 순간들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저마다 개성이 돋보이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오밀조밀 예쁜 소품, 갖가지 고운 들꽃과 열매가 눈길을 끌어요. 이끼와 달걀 껍데기로 만든 케이크, 연어와 뼈다귀로 만든 케이크, 생선 머리가 조르륵 꽂힌 케이크… 상상력을 자극하는 앙증맞은 케이크들이 ‘보는 재미’를 듬뿍 안겨 줍니다. 도대체 토끼가 사랑을 고백할 때 어울리는 케이크는, 고양이들의 어버이날 케이크는 어떤 재료, 어떤 모양일까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납니다.
케이크만큼이나 특별한 편지, 오순도순 아옹다옹 함께 사는 우리
케이크와 함께 전해진 편지들을 ‘읽는 재미’도 커요. 이웃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진솔하게 속내를 전하는 편지는 등장인물 각각의 서사를 채우며 스토리를 확장합니다. 곰 아저씨의 생일 축하 카드에는 새로 이사 온 대가족 이웃을 반기는 마음 뒤에 잠을 설치는 고충이 슬쩍 엿보지요. 토끼 소년의 수줍은 러브 레터에는 첫사랑의 설렘이, 달팽이 달콩이의 편지에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응원하며 노력하는 이의 열정이 담겼고요. 때로는 오순도순, 때로는 아옹다옹 복닥거리며 함께 살아가는 우리네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즐겁고 장난기 넘치는 이야기지만 읽다 보면 생각할 거리가 여럿 마음에 남아요. 다람쥐와 족제비 부부의 결혼 기념 케이크는 주위 반대를 무릅쓰고 용기 있게 결혼한 이들의 사연이에요. 레트리버 할아버지의 친구는 끝내 케이크를 맛보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