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관심 있는 건 너뿐이란 말이야
가을이는 평범한 아이들이 교실에서 떠드는 소리가 듣기 싫고, 매일 3교시가 끝나면 반드시 말을 걸어오는 아이가 귀찮기만 하다. 어떻게든 잠깐 다니다가 그만둘 생각만 가득한데, 한 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가을이는 노이가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신과 같은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 말고 다른 사람과 실제로 말을 해 본 적도 없었던 가을이는 우연히 운동장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서 노이를 만나 말을 걸고 초콜릿을 나눠 먹으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초콜릿 한쪽만 먹었는데, 남은 시간 내내 배가 고픈 줄도 몰랐다. 얼굴이 뜨거운 게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달리기를 하고 난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정신을 차리면 노이 뒤통수만 홀린 듯 바라보는 내가 있었다. - 30쪽
노이를 만나면서 가을이는 친구라는 게 구시대의 유물이나 사전에만 있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아간다. 점심시간에 노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 덕분에 가을이는 학교에 가는 게 즐거워졌다. 하지만 노이와 친해질수록 가을이 마음에 의심이 자라나고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과연 노이는 진짜 특별한 아이일까? 복합적인 감정을 갖도록 업그레이드된 평범한 아이는 아닐까?
우리는 누구나 평범하면서 특별하다
가을이는 노이가 특별한 아이라고 믿고 싶지만, 노이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그 믿음이 흔들린다. 가을이는 안드로이드인 평범한 아이들과 사람인 특별한 아이를 구분해서 선을 그으려 하고, 안드로이드의 말과 행동은 전부 다 가짜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해서 무시한다. 나와 다른 것을 구분하고 벽을 세우는 데 익숙한 가을이에게 매점 아주머니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로봇 강아지를 사랑할 수 있어요? 가짜잖아요.”
“가짜라고? 진짜와 가짜의 기준이 뭔데? 내가 사랑하는 것에 굳이 기준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 61쪽
노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은 며칠 동안, 가을이는 노이에 대한 감정으로 혼란에 빠진다. 태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