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우리의 공정은 정의로운가
서론. 개인주의적 능력주의는 공정한가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경쟁 | 각자에게 합당한 각자의 몫을 나눠주는 것 | 정치적 평등과 공정 |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공정 | 공정의 논리들
1장. 선별적 복지는 공정한가
“최소 수혜자를 위한 불평등은 공정하다”- 롤스
선별적 복지 vs 보편적 복지 | 공리주의는 정의로운가 | 공정으로서의 정의와 그 원칙들 | 정의로운 복지를 위해
2장. 소득 격차는 공정한가
“과정이 정당하면 모든 것이 공정하다”- 노직
우리나라의 소득 격차 | 공리주의와 롤스는 부도덕하다 | 정의의 자격 | 정의의 조건 | 과정이 곧 정의다
3장. 상속과 증여는 공정한가
“출발선이 같아야 공정하다”- 드워킨
합법적 ‘엄빠 찬스’ | 최고의 덕목은 평등한 배려다 | 시초의 평등은 가능한가 | 불운은 선택할 수 없다 | 분배가 아닌 보상 | 타고난 선택은 없다
4장. 수능 시험은 공정한가
“역량도 평등해야 공정하다”- 센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 | 무엇의 평등인가 | 성취할 수 있는 자유 | 정의의 요구는 단순하지 않다 | 교육의 목적
5장. 단순한 평등 분배는 공정한가
“기준이 다양해야 공정하다”- 왈저
백가쟁명식 공정 논쟁 | 롤스는 비현실적이다 | 다원주의 사회의 평등 | 분배 영역과 분배 기준 | 개천에서 용이 나오려면
6장. 소수자 우대 제도는 공정한가
“억압과 지배의 철폐는 불공정해도 정의롭다”- 영
할당제에 대한 위험한 생각 | 핵심은 분배가 아니다 | 억압의 철폐 | 지배의 철폐 | 차이의 인정과 정의 | 공정하다는 신화
7장. 외국인 재난지원금 지급은 공정한가
“불평등한 세계는 불공정하다”- 바이츠와 포기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 무정부 상태의 윤리 | 현실주의적 유토피아 | 국가의 경계를 넘어 |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
결론. 공정은 인정과 합의의 과정이다
승자에게는 축복을, 패자에게는 좌절을
우리는 왜 공정을 두고 갈등하는가
이분법에 빠진 공정 담론
“능력주의는 그 자체가 잘못이라기보다는
‘그것만이’ 옳다는 방식으로 획일적이기 때문에 문제다.”
한국의 공정 담론은 대결적이다. 한쪽에서는 결과의 평등을, 한쪽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말한다. 정의론을 부흥시킨 존 롤스라면, “선별적 복지는 공정한가”라는 한국의 복지 이슈에 대해 “최소 수혜자를 위한 불평등은 공정하다”라고 답할 것이다. 롤스의 평등주의적 정의론에 의하면, 공정은 사회적 혜택을 최소로 받는 사람들, 최소 수혜자를 위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자유지상주의자로 알려진 로버트 노직이라면, “소득 격차는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과정이 정당하다면 모든 것이 정당하다”고 답할 것이다.
롤스의 정의론을 개인의 자유를 간섭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노직에 따르면, 경쟁의 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과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자유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이러한 롤스와 노직의 정의론은 한국 사회에서 대립하고 있는 공정 담론의 이론적 근거를 명확하게 대변하고 있다.
저자는 그러나 이러한 롤스와 노직의 정의론 중 양자택일을 하지 않는다. 둘의 관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금수저’, ‘엄빠 찬스’, ‘신의 아들’ 등 상속과 증여는 공정의 핵심 이슈다. 로널드 드워킨이라면 “상속과 증여는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자원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출발선이 다르므로 불공정하다”라고 답할 것이다. 비록 상속과 증여가 합법적이더라도 공정의 관점에서 보면 재화를 추구할 자원이 다르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아마르티아 센은 경쟁의 목적에 주목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유독 시험이, 특히 수능 시험이 중요하다. 경쟁의 출발선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험은 공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이다. 센은 “수능 시험은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일단은 “역량도 평등해야 공정하다”라고 답할 것이지만, 그 역량의 평등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 즉 개인이 무엇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