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The Tragedy of Hamlet≫은 작가가 인생과 우주를 통찰하고 기교와 표현이 성숙했던 시기의 작품이다. 최초의 출판은 1603년으로, 이것은 관객의 속기에 의한 표절판이었다. 또한 최초의 공연도 이 무렵이었다. 그 후 1603,4년경에 출판된 B사절판은 앞의 것보다 분량이 거의 배가 된다. 부왕(父王을 독살한 숙부에게 왕위와 어머니를 빼앗긴 주인공이 부왕 명령에 의해 겪는 복수의 줄거리는 13세기 초 덴마크로부터 전해 내려온 것으로, 영국에서는 ≪原 햄릿≫이라는 제목으로 각색된 바 있는데, 이것은 스페인의 비극 작가 토머스 키드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셰익스피어는 이것을 참고로 해서 ≪햄릿≫극을 제작한 것이 분명하다. ≪原 햄릿≫이 당시 유명했던 유혈 복수 비극 인데 비해,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복수에 초점이 주어지고 있으면서도 그 처리 방법이 전혀 달라지고 있으며, 오직 주인공 햄릿의 인간상의 규명을 추구하고 있다. 민감한 햄릿은 덴마크의 궁성에 숨어 있는 부패를 피부로 느끼고 있으나, 망부(亡父의 망령에 의해 폭로된 무서운 비밀을 알고부터는, 현왕에 대해 분노를 느끼면서도 망령의 진실성 여부에 의문을 품고 고민한다. 어머니의 조급한 재가(再嫁에 대해서 증오를 느끼고, 어머니의 사랑을 숙부에게 빼앗긴 데 대한 원한은 뼈에 사무치며, 어머니에 대한 증오는 전 여성에 대한 증오로 확대되어 애인 오필리어조차 버리고 마는 결과를 낳는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여성의 상징인 생식력에 대해서 조차 저주를 하게 된다. 한편 숙부인 왕의 범죄에 대해서는, 극 중 극에 의해 그 확증을 잡은 햄릿은 어머니의 침실로 찾아가서 어머니를 맹렬히 비난하여 그녀의 마음을 두 갈래로 찢어 놓고, 그리고 주제넘은 중신(重臣 폴로니어스를 왕으로 착각하여 살해한 다음 마침내는 하늘의 대리(代理로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하는 자기의 임무를 깨닫는다. 이제 극은 빠른 속도로 전개되어, 지금까지 우유 부단했던 햄릿은 회의와 번민과는 작별하고 행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