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저자의 말/ 아침 바다에서 길어 올린 단상
프롤로그/ 거꾸로 본 음지의 역사
1장 고대 샤먼은 최초의 도박꾼이었을까-도박과 점복
2장 신라의 귀족, 주사위 놀이로 밤을 지새다-도박과 주사위
3장 백제인의? 저포, 윷놀이의 조상인가-도박과 윷놀이
4장 고려시대의 격구는 스포츠 도박이었다-도박과 격구
5장 양반과 기생, 쌍륙판에서 내기를 벌이다-도박과 쌍륙
6장 조선후기의 투전, 도박의 전성시대를 열다-도박과 투전
7장 친일파 이지용, 나라를 팔아 화투대왕이 되다-도박과 화투
8장 고스톱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도박과 고스톱
9장 자본주의 국가는 언제나 양다리를 걸친다-도박과 국가
에필로그/ 잃었을 때 떠나라
주
출판사 서평
다산과 연암이 노름에 빠졌다고?
황해도 곡산부사로 재직하고 있던 1799년, 다산 정약용은 절도사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경자년 봄에 촉석루에서 떠들썩하게 악기를 연주하다 해가 저물어서야 파하였습니다. 그리고 심 비장과 함께 저포 노름을 하여 3천 전을 가지고 여러 기생들에게 뿌려주며 즐겁게 놀았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이제는 벌써 19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의 일처럼 역력합니다.”
다산이 기생들과 노름을 벌이고 3천 전이라는 거금...
다산과 연암이 노름에 빠졌다고?
황해도 곡산부사로 재직하고 있던 1799년, 다산 정약용은 절도사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경자년 봄에 촉석루에서 떠들썩하게 악기를 연주하다 해가 저물어서야 파하였습니다. 그리고 심 비장과 함께 저포 노름을 하여 3천 전을 가지고 여러 기생들에게 뿌려주며 즐겁게 놀았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이제는 벌써 19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의 일처럼 역력합니다.”
다산이 기생들과 노름을 벌이고 3천 전이라는 거금을 뿌렸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목민심서』를 통해 관리의 청렴을 강조했던 다산의 이력에 비추어 보면 소설 같이 들리기도 하지만, 『다산시문집』에 실려 있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물론 다산은 이후 수차례 도박의 중독성과 폐해를 경고하게 되지만, 이때만 해도 다산은 노름이나 도박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던 듯하다. 오히려 그는 ‘저포 노름’을 양반과 기생이 함께 즐기는 흥겨운 놀이의 일종으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편지에서 ‘저포 노름’은 쌍륙 놀이를 의미한다고 한다. 조선 중기 이후 사대부의 놀이문화를 사로잡았던 쌍륙 놀이는 양반과 기생이 풍류를 즐기는 보편적인 사회상의 하나였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연암 박지원이 쌍륙 놀이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도 이해할 만하다. 연암은 편지를 쓰다가 문장이 막히면 혼자서 쌍륙을 쳤다고 한다. 혼자서 왼손, 오른손을 양 편으로 삼아 대국을 벌였다는 말이다. 요즘 말로 하면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