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청소년들을 위한 책으로 다시 만들고자 이 작품을 대했을 때 난감함이 없지 않았다. 지금은 별세한 언론인이자 소설가였던 고 서기원 선생이 이 작품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는 확실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흐릿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담담하게 화선지 위에 붓을 굴리면 어느 새 탄생하는 동양화처럼 그 깊이도, 그 여백도 너무 깊었다. 그것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이 고인의 글에 누를 끼치지 않았나 염려스럽다. 다행스럽게 말이 필요없는 삽화가 이우범 화백의 그림이 더해졌다.
아무도 지키지 않으려 하는 분원 가마자리. 평생을 사기...
청소년들을 위한 책으로 다시 만들고자 이 작품을 대했을 때 난감함이 없지 않았다. 지금은 별세한 언론인이자 소설가였던 고 서기원 선생이 이 작품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는 확실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흐릿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담담하게 화선지 위에 붓을 굴리면 어느 새 탄생하는 동양화처럼 그 깊이도, 그 여백도 너무 깊었다. 그것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이 고인의 글에 누를 끼치지 않았나 염려스럽다. 다행스럽게 말이 필요없는 삽화가 이우범 화백의 그림이 더해졌다.
아무도 지키지 않으려 하는 분원 가마자리. 평생을 사기장이로 살아온 한 노인의 허망한 삶도, 조선 그릇에 미친 한 일인(日人과 그에 대한 열등감과 동질감으로 발버둥치는 한 조선 청년의 삶도, 그 안에서 사라져 간다. 우리가 외면해서 뺏긴 조선 백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직도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는 씁쓸함에서, 작품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인간의 욕망과 집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일제강점기, 우리네의 한이 어린 서럽지만 신명났던 삶, 그 안에서 인간의 욕망과 집착을 비웃는 듯한 조선 백자의 신묘한 가락이 들려 오는 듯하다. 그 가락을 타고 이 작품이 청소년들과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편하게 읽힐 수 있다면, 하고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