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범죄 중에서도 실무상 가장 빈번하게 적용되는 범죄라면 배임죄, 횡령죄, 배임수재·증재죄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범죄는 실무상 사건수도 적지 아니하고 사실관계나 법리도 복잡하여 판단이 가장 어려운 범죄에 속한다. 또한 상법 회사편에 있는 회사범죄는 기업의 투명성이 강조됨에 따라 앞으로 그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범죄이다. 그러므로 실무가나 실무에 종사하려고 하는 로스쿨생으로서는 특히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한 분야들이다. 이 책에서는 위 배임죄, 횡령죄, 배임수재·증재죄 및 회사범죄를 중심으로 기업범죄에 관한 판례나 학설을 망라하여 심층적 분석과 체계적 포괄적인 서술을 시도하였다.
특히 배임죄는 범죄구성요건에서도 복잡한 실무적 쟁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유상증자를 이용한 편법상속 문제, 경영판단원칙, 차입매수(LBO 등 최근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횡령죄도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법인의 정치자금 기부 등 기업활동에서 늘 문제가 되고 있는 복잡한 쟁점들을 안고 있다. 이러한 쟁점들이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듯이 오늘날 기업범죄는 형법적 지식뿐만 아니라 기업에 관한 상법적 지식을 통섭하지 않고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필자가 검사로서 실무에 종사하면서 기업범죄를 다루어 왔던 경험과 상법 교수로서 대학 강단에서 회사법 등 상법과 기업범죄를 강의하여 온 강의자료를 기초로, 기업적 생활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실무상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기업법인 상법과 범죄에 관한 형사법을 유기적으로 해석·적용하여 현행법을 해석하고 입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범죄에 관한 체계적 이론서가 드믈어 그 연구범위를 정하는 문제부터 시작하여 각 쟁점마다 마치 불모지를 걷는 듯한 막연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슴 설레는 호기심으로 끝까지 집필을 마칠 수는 있었지만 내용에 큰 오류나 없는지 두려움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