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희/망/발/원
시작하는 겨울
땅끝에서 시작하는 희망의 발원
이른 새벽, 먼 산을 치고 되돌아오는 범종소리를 들어보라
절과 마을의 아름다운 공존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감동적인 설날 풍경
오롯이 자기를 만나는 내밀한 시간
02 수/행/과 축/제/
일어나는 봄
밥 한 톨 남기지 않는 완벽한 공양
참 나를 만나다
겨울공부를 마치고난 해제철 풍경
운력을 한다고 하면 송장도 벌떡 일어난다
신명나는 축제 부처님 오신 날
산사(山寺의 일상에서 마음을 쉬다
03 기/억/과 소/통/
길 위의 여름
자, 차나 한 잔 하십시다
콜라에는 고기도 안 들어 있는데 왜 안 줘요
삶의 방향을 가리켜 주는 별이 되어…
절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아름다운 작별인사, 49재
사람을 만나며 나를 만나는 길
04 회/향/과 나/눔/
깊어가는 가을
훤희 비추는 보름달을 꽃등 삼아
절대적인 믿음으로 올리는 감사의 불공
우리네 마음에 달님·별님·사람님을 모시나이다
시골 절과 작은 학교의 아름다운 공생
세월의 흐름을 한 순간에 찍어내다
깨달음의 길을 걷다
꿈의 산책로를 걷다
부록
-금강 스님을 말한다
낮은 곳에서 깊어지리라(법인 스님
-나를 햇빛 속에 춤추게 했네(박남준 시인
-땅끝마을 미황사의 성공전략(서화동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차장
세상과 소통하는 수행자의 살가운 에세이
미황사는 이 땅 남쪽의 맨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사찰이다. 서울에서 이른 아침밥을 먹고 출발해도 저녁 때 맞춰 그곳에 도착하긴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그곳은 오래된 역사와 더불어 달마산을 뒤에 두고 앞으로 남해가 보이는 풍광을 가지고 있다. 여느 천년 고찰의 아름다움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미황사는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폐사에 가까운, 퇴락한 ‘옛절’이었다.
하지만 그 궁벽한 산골 절을 찾는 사람이 이제 1년에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또 미황사에 머물며 템플스테이 하고 싶다고 발길을 두는 사람도 매해 5천 명을 넘어선다.
이 궁벽한 산골의 작은 절은 어떻게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됐을까?
그 중심에는 2000년부터 미황사 주지로 살고 있는 금강 스님이 있다.
금강 스님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장점을 발견해내는 역발상을 통해 세상과 호흡한다.
마을 주민을 주인공으로 세워 산사음악회를 열고 세상 누가 찾아오던 마음 편히 스님과 차 한 잔 할 수 있도록 사찰 문을 활짝 열었다.
사람들은 세상과 호흡하고 자신의 고민을 받아주는 미황사, 그리고 금강 스님에 열광한다.
이 책 속에 있는 금강 스님의 글들에는 이렇게 사람들과 호흡하는 미황사의 사계와 24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따뜻한 것을 애타게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는 한겨울의 온돌방을 생각하게 하는 따스함이 있는 글들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장점을 발견해낸 금강 스님의 역발상
<2000년 봄이었다. 백양사 운문암에서 동안거 해제를 하고 미황사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자고 난 아침이었다. 아랫마을 사는 노보살님이 밥을 해주러 올라와서는 “오메 시님 오셨소! 그나저나 스님 축하하요.” 한다. “축하는 무슨 축하요?” 궁금해서 물으니, 주지 현공 스님이 어제 떠나면서 “‘인자 금강 스님 보고 주지 스님이라 하시오’ 했당께요.” 하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아득해졌다.
지난겨울 선방에서 유달리 공부가 잘 되어 ‘이왕 시작한 공부 뿌리를 뽑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