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왜 실패할까
“체트는 배움 자체를 재미있어 했으며, 그래서 오히려 뒤처졌다. 그는 거의 무아지경이었다. 이를테면 입체기하학에 빠져들어 삼각함수는 나보다 뒤떨어졌다. 볼테르의 캉디드를 읽고서 체트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떴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이미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도 그는 볼테르의 다른 소설들을 프랑스 원어로 읽고 있었다.”(103쪽
이처럼 우리 교육제도에서 성공한 학생이란 단지 등수에서 승리한 학생이다. 공부 자체에 흥미를 느낀다면 ‘뒤처지고’ 오히려 ‘약점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의 붕괴에 대해 말하지만, 그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선 모르는 척한다. “교실에서는 다른 학생을 이기고 승리한 학생들에게만 상을 주면서, 아이들이 복도, 운동장, 길거리에서 서로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이유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교사들의 자질은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234쪽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
경쟁은 무엇보다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인 ‘자존감’에 타격을 입힌다. 많은 사람들은 경쟁에서 이김으로써 자존감을 높이고자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승리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패배자가 된다. 게다가 승리한 사람 역시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알피 콘은 이를 경쟁의 악순환이라고 부르면서,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 신념 체계인 자유경쟁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이 책은 경쟁이 인간관계를 해칠 뿐만 아니라 생산성에도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근거로 증언한다. 특히 학교에서 아이들을 경쟁시키는 성적 등급, 포상 제도, 수업 관행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망치는지를 역설하면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구조적인 경쟁의 대안으로서 ‘협력학습’을 제안한다. 협력은 효율성 측면에서도 더 나을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상호작용으로 인간관계를 회복시키고 자존감을 높여준다고 강조한다.
추천사
“우리 사회에서 경쟁의 역할을 비판한 이 책은 매우 인상 깊은 저작이다. 도전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