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 007 comic / 맹기완_야밤의 공대생 만화 <빅픽처>
AN USUAL UNREAL
010 ? 017 Fake Interview / 김선태_홍보가 기가 막혀 홍보맨 김선태
018 ? 019 Editor’s Letter 김희라
020 ? 021 Contents
FORM THE BEGINNING
024 ? 027 poem / 이제니_우리가 잃어가게 될 그 모든 순간들
028 ? 029 novel / 구병모_신인(神人의 유배
030 - 031 essay / 김지선_이동
WHY SO SERIOUS
040 ? 041 novel / 강석희_Fantasista
042 ? 043 novel / 오한기_경작
044 ? 045 essay / 임지은_안녕히 가세여, 고흐 님
046 ? 047 poem / 류휘석_유실물
048 ? 049 an usual Love / 장희원_유기의 방향
LIFE IS SO NEAR
056 ? 057 novel / 황유미_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058 ? 059 novel / 김의경_전망 좋은 집
060 ? 061 poem / 송승언_직장에서의 좋은 한때
062 ? 063 poem / 최인호_그때는 아마도
064 ? 065 essay / 남궁인_안티 빅픽처
066 ? 067 essay / 전승환_당신이 그릴 낭만의 숲
an usual PICK!
078 ? 079 Feature / 이종철_내 인생을 정의한 거대 키워드들
080 ? 081 Webnovel / 김순_A STAR IS BORN
082 ? 083 Character / 손원평_익명의 마왕으로부터
084 ? 085 Comic / 이현석_웹툰 ‘나빌레라’의 두 가족
086 ? 087 Netflix / ※긴급 입수※ 교보문고 ♡ 넷플릭스
092 ? 093 Read / 구환회_책, 읽고 싶은데 읽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꿀팁(안 간단 주의
094 ? 095 Style / 신우식_불현듯 찾아온 가을, 원-데이 스타일링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극중 아버지(송강호 분의 대사다. 영화 초반, ‘전원 백수’인 가족의 가장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퍽 낯선 말이지만 이 아이러니는 러닝타임 내내 극을 관통한다.
우리도 다 계획이 있다. 우리 중 누군가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현실로 구현해 내는 중일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많은 계획은 그저 계획으로만 남는다. 내 뜻대로 흘러가는 세상일이 정말 얼마 없기 때문이다. 지난밤부터 정시 퇴근을 다짐했음에도, 출근하자마자 야근각이 서 버리는 것이 우리의 일상 아닌가. 우리는 불안하고, 위태로운 현실에 서 있고, 결국 다시 <기생충>을 소환하여 말하자면 ‘무계획이 계획’이라 여기며 사는 게 속이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는 ‘지나고 보니~’로 시작하는 많은 말들이 있다. 과거를 미화하고, 추억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정말로 내 인생에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한 어느 순간이 지나고 보니 지금 나를 만드는 결정적 장면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지금은 비록 무계획일 지라도, 훗날 우리는 무계획인 지금을 ‘빅픽처’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an usual》 4호에서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이라며, 문장을 끝맺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다. 잘 그린 기린 그림이 될지, 잘 못 그린 기린 그림이 될지는 그려 봐야 안다.
《an usual》 4호에는 다양한 그림을 모았다. 구병모 작가는 ‘신인(神人’이라는 존재가 그린 인류의 그림을 그리고, 이제니 시인의 시에는 기린이 아닌 아기 사슴 밤비가 나온다. 독서계의 얼리어답터인 당신이 꼭 미리 알아 두어야 할 김지선 작가도 함께 소개한다. <우아한 가난의 시대>라는 제목만으로도 설레는 단행본을 준비 중인데, 미리 기억하고 있으면 곧 그 선구안이 빅픽처임을 인정받을 순간이 올 것이다. 남궁인 작가와 전승환 작가는 자신의 소소한 과거를 털어놓으며 몸소 ‘지나고 나면~’의 산증인임을 증명하고, 아티클에는 수많은 ‘큰 그림’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