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_아픔과 슬픔을 들여다보는 일
1. 보건실을 찾아오는 아프고 기특한 아이들
죽으려고 했는데 옥상이 잠겨 있었어요
식물과 아이들의 공통점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눈물이 났어요
당뇨는 부지런하게 하는 병이래요
선생님, 따랑해요
오늘 안녕이 영영 안녕일 수 있어
아이들을 볼 땐, 사진 찍을 때처럼
쏟아지는 아이들
2. 마음에도 반창고를 붙여줄게
세상에 예쁜 손은 없다
그림 속 아이스크림
학교의 중심은 어디인가?
나는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요?
울퉁불퉁 모과를 닮은 아이들
아픈 곳, 영혼이라고 쓰는 아이가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아니지만
보건실 단골 손님들
3. 상처가 아물 때쯤 한 뼘 더 자라 있겠지
반창고나 붙여주는 보건교사
새 구두를 신고
날마다 새로 생긴 아픈 조각
선생님, 저는 죽을 고비를 두 번이나 넘겼어요
불면증은 어떻게 해야 낫죠?
새가 날개를 다친 것 같아요
선생님도 아파봤어요?
10월의 어느 날
4. 학교를 지키는 단 한 명의 의료인
보건교사가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성교육의 최종 목적
아이들의 성 문제가 드러나는 방식
8,200원짜리 가시를 뽑은 날
열화상 카메라 너머의 아이들
감염병 시대, 보건교사로 살아가기
주워온 트리안과 보건실의 루틴
눈 쌓인 길을 걷습니다
“아이들은 울음과 웃음의 경계가 길지 않다.
아파도 웃고 웃다가도 아프니까.”
보건실 문을 열면 시작되는
모서리가 둥근 반창고 같은 이야기
하루 평균 5분 간격으로 아이들이 다녀가는 곳, 배가 아프다던 아이가 보리차 한 잔에 금세 얼굴이 환해지는 곳, 아이들의 울음이 그치고 상처가 아무는 곳, 바로 보건실이다. 이 책은 20년 차 초등학교 보건교사가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치료하며 쓴 보건실 에세이이다. 저자는 업무적인 보건일지가 아닌 아이들의 표정과 이야기가 담긴 보건일지를 쓰게 되었다. 아이들은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이유로 보건실에 찾아온다. 어지러워서, 잠이 와서, 넘어져서, 손에 가시가 박혀서. 쉽게 처치해줄 수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당뇨가 있는 아이, 피부염을 앓는 아이, 우울증이 있는 아이 등 상처 너머를 봐야 하는 아이들도 보건실에 찾아온다. 저자는 환한 웃음 뒤에 그림자를 감춘 아이들, 하고 싶은 말 대신 아프다는 말을 먼저 하는 아이들의 마음까지 들여다본다.
아이들은 아주 작은 것으로도 상처받지만 아주 작은 말 한마디로도 금세 회복되는 유연함을 가졌다. 이런 아이들이 언제든 찾아가서 자신의 상처를 보여줄 수 있는 ‘보건실’이라는 공간과, 그 아픔을 알아채주는 ‘보건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또한 어렸을 때 상처의 경험이 있다면, 이 책에서 어린 시절 자신과 비슷한 아이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힘들 때 어떤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지, 또는 숨기는지, 아플 때 어떤 말을 하는지 알게 된다. 무엇보다 지금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아이의 아픔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자, 여기 10cm 눈금자가 있어.
네가 아픈 정도가 어디쯤인지 표시해볼래?”
“선생님, 더 긴 자는 없어요?”
아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들여다보는
보건교사의 특별한 보건일지
아파서 보건실에 온 아이들은 무엇을 할까? 소파에 앉아 가만히 쉬다 가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