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의 식탁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1장 먹는 여자
브런치 먹는 된장녀│감자탕과 김치녀│살 빼야 하는데│고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여자들이 좋아하는 맛│내가 남긴 밥을 엄마가 먹지 않아 다행이야
2장 만드는 여자
혼자 못 사는 남자들│여성이 셰프가 될 때│‘탁상담화’의 식탁은 누가 차렸을까│여자가 잘 들어와야 해│할머니의 미역줄거리│퍼스트 키친
3장 먹히는 여자
로맨스와 강간 약물│여자를 먹다│바나나 먹는 여자│밥 때문에 죽는 여자들│노래방보다 룸살롱
4장 먹는 입
청소도구실의 믹스커피│시간이 고픈 사람들│가난한 욕망│인간이 인간을 먹을 때│대공황의 맛│이밥에 고깃국
5장 말하는 입
피로 맺어진 밥│선술집에서 민주주의가 탄생할 때 여자들은 어디에 있었나│단식과 폭식│펜스 룰, 여성을 배척하라│요리를 쓴다는 것│분리된 입
6장 사랑하는 입
슬픔을 위로하는 밥, 살, 말│무슬림과 만두를 빚다│웨딩케이크에 대한 신념│늙은 개의 씹는 소리│소화기 내과 병동에서│특수한 사람│나바호 타코를 먹으며
에필로그: 할머니들을 위하여
"먹고 만들고 먹히는 모든 문제가 정치적이다"
평범한 일상에 스며든 가장 익숙한 권력에 대하여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식탁과 부엌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본 적이 있는가? 먹는 사람과 만들고 치우는 사람이 나뉘어 있는가 하면, 밥숟가락을 먼저 들 수 있는 사람과 식사 중에도 계속 일어나며 시중드는 사람이 다르고, 음식을 앞에 두고 혼자 떠드는 사람과 묵묵히 듣기만 하는 사람도 따로 있다. 식탁은 생존을 위해 먹는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서 있는 위치는 각자 다르다.
이 책은 ‘먹기’라는 평범한 일상에 스며든 차별을 가까이에서 살펴본다.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으로 가정 내 부엌노동을 책임지는 여성들(다른 구성원들은 책임지기보다 ‘돕는다’, 백인들의 음식을 차리느라 자신들의 요리법을 공식적으로 대물림하기는커녕 ‘백인들의 남부 요리’로 자리 잡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흑인들, 외식 한번 하기 쉽지 않은 장애인들, ‘노키즈존’ 식당에 입장을 거부당하는 아이들 …… 이는 관계에서 누가 권력을 쥐고 있느냐에 따라 정치적으로 결정된다.
저자는 식탁 위 다양한 차별의 모습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원래 그렇다’며 약자를 문제의 원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남자가 하는 일, 여자가 하는 일이 다 하늘에서 정해져 있다”며 성차별을 성 역할로 탈바꿈시킨 대선 후보, 흑인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가축’으로서 종(種이 다르기 때문에 분리는 차별이 아니라는 백인의 인종분리정책, ‘민폐’가 될 수 있기에 장애인이나 노인, 아이가 식당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들이 그렇다. 식탁에서의 약자는 곧 사회에서의 약자이기도 해서 책은 필연적으로 페미니즘과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로 향한다.
“이른바 ‘결혼적령기’였던 나와 50대 여성 청소노동자, 우리는 바로 ‘번식녀 계급과 청소부 계급’이었다. 청소부보다 사정이 나은 ‘번식녀’는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커피 마실 돈이 있는데도 ‘된장녀’가 되는 것이라면, 번식의 세계에서 멀어진 청소부는 아예 투명인간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