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5
머리말 ·13
1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을까?
‘아무거나 먹을 수 있다’의 중요성·24 | 돈만 있으면 행복해질까?·26 | ‘기호’가 만드는 ‘서사’·28 | 돈을 없애는 두 가지 길·30 | ‘세계의 철학자’ 등록 요금은 150달러·32 | ‘밑천’이 없는 시대의 공생 능력·34 | 귀찮은 일을 싫어하지 않는 ‘능력’·36 | 가족의 부실함이라는 ‘사냥감’·38 | ‘일회용’으로 취급하지 않는 직장·40 | 치아 치료에 대한 단상·42 | 인간의 성장 속도는 제각각 다르다·44 | 직장이라는 문에 자물쇠는 달려 있지 않다·46 | ‘일하는 능력’과 ‘영어 능력’·48 | 스포츠로서 스모가 상실하는 것·50 | ‘얼굴’로 이끌 수 없는 조직의 ‘약함’·52 | ‘식객’이 머물 곳이 없다·54 | 요시모토 다카아키는 오직 혼자였다·56 | 잘못을 타박할 때는 ‘조심스레’·58 | 양키 같은 삶의 방식을 그만두라·60
2 구하노라! 어른의 미디어
‘익명의 악의’에는 대꾸하지 말 것·64 | 라디오는 복권 중·66 | 어디에 있을까? 어른의 미디어·68 | 전 세계 독자를 상대로 글쓰기·70 | 취재를 잘하는 사람의 대화법·72 | 공중으로 사라지지 않는 ‘종이책’의 즐거움·74 | 매스미디어와 미들미디어의 온도 차이·76 | 뉴스가 되지 않는 이야기·78 | 오프더레코드와 신문사의 종말·80 | ‘쿨한’ 저널리스트의 착각·82 |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잃다·84 | ‘여론의 평준화’로 얻은 것과 잃은 것·86 | 매스컴은 ‘공룡과 같은 작업’에 임하라·88 | 이런 ‘사소설’을 누가 읽는단 말인가?·90 | ‘보수’는 없고 ‘혁신’만 북적거리는 이상함·92 | 1억 독자의 권위지라는 헛된 꿈·94 | 올리버 스톤 감독의 신랄한 일본 비판·96 | NHK 경영진의 경솔함·98
3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다
‘안전’이라는 외교 자원·102 | 세상은 언젠가 변한다·104 | 물을 찾는 사람은 우물을 판 사람을 잊지 않는다
대세를 따르지 않는 ‘위대한 시민’
전후 빈곤에서 벗어나 1960년대 고도성장기에 접어들자 일본의 소시민들은 작은 성공에 안주하며 점차 보수적인 성향을 띠어갔다. 변화를 바라지 않고 안전하게 ‘대세를 따르는 삶’을 모두가 추구한 결과, 살림은 비록 풍족해졌으나 어느새 다들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말을 하는 대단히 동질성 높은 사회가 되어버렸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렇게 순도 높은 집단일수록 두 가지 리스크를 안게 된다고 말한다.
첫째, 위기적 징후에 둔감해진다. 어느 한 사람이 위험을 알아채더라도 그것을 지적하게 되면 ‘아무도 하지 않는 말을 하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할까 두려워 입을 꾹 다물게 되기 때문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와 관련해 충격적인 사례를 하나 전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미국이 방사능의 진행 방향을 예상한 오염지도를 전달했음에도 행정관료들이 이를 은폐했고 그쪽으로 피난한 주민들은 피폭을 당했다. 상명하달로 모든 사안이 결정되고 중뿔나 보이는 행동이나 이의제기를 자기검열하는 조직문화에서는 미세한 징후를 알아보고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사람이 드물어진다.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에 대한 적절한 매뉴얼이 없을 때에도 역시 적절히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더더욱 보기 어려워진다.
둘째, 집단 성원의 생명이 가벼워진다.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말을 한다면 개인은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소모품이 된다. 실제로 오늘날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은 영어나 엑셀, 파워포인트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 능력’이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 노동자란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는’ 노동자를 뜻하며, 그것은 노동자의 고용조건을 한없이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게 대체 가능한 구성원으로만 이루어진 모두가 똑같은 집단이 과연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치다 타츠루는 개인뿐 아니라 집단이 건강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대